인천 부평경찰서 112상황실 경위 정연국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치안 안정성’이 3년 연속 1위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안정된 치안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찰의 헌신과 노력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치안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언론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최근 강력사건 해결과정에서 국민들의 제보가 사건해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신호위반·꼬리물기 등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자발적인 공익신고도 교통질서 확립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신고의식의 이면에, 일부의 112 장난·허위 신고로 인해 경찰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달 밤 12시 경 한 여성에게서 112 신고가 접수되었는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몇마디 하고는 바로 전화가 끊어졌다. 경찰관이 다시 확인전화를 수차례 하였지만 받지 않았고, 결국 지구대·형사·여청 등 많은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하고 장시간 수색을 벌여 신고자를 만난 결과 술에 취해 잘못 누른 것으로 밝혀졌다. 
모든 일에는 기회비용이 따른다. 한 사람의 장난·허위신고 때문에 경찰관의 다른 출동이 지연되었고, 그 피해는 절박한 상황에 있던 선량한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이솝우화 중 하나인 ‘양치기 소년’ 이야기에는 ‘함부로 거짓말을 하면 정작 큰 어려움에 빠졌을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교훈이 담겨 있다. 양치기 소년이 피해를 본 것은 수십마리의 양이었지만, 긴급범죄신고인 112의 경우에는 그 심각성과 파급성이 더욱 커짐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경찰은 허위 112신고를 줄이기 위해 올바른 112신고 방법을 안내하고, 허위신고자에 대한 민형사상 처벌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처방은 국민 모두가 허위신고는 국민의 고귀한 생명과 신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자각하고 허위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다. 경찰의 노력에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해져 112가 명실상부한 국민의 비상벨로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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