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고등학교 1학년 이빈나

집에서는 부모님, 학교에서는 선생님, 사회에서는 웃어른들께서 세상을 넓고 할 일이 많은 만큼 꿈을 꾸고 도전하라고 말씀을 많이 하신다.
하지만 그런 기회가 찾아오거나 주어지기는 쉽지 않다. 그런 나는 올겨울 방학기간에 꿈에 다가서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3주 동안 호주 청소년교류활동에 참여해 내 꿈인 외교관에 한발 다가 설수 있는 기초를 다졌다.
나는 가평군에서 실시하는 청소년국제교류대표단으로 선발돼 지난 2월2일부터 23일까지 호주 연수기회를 다녀왔다. 처음 가기 전날에만 해도 너무 기대되고 떨려서 잘 다녀 올 수 있을까, 친구들은 잘 사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3주 동안의 기억이 꿈만 같다.
출국당일 우리 대표단은 모두 함께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휴양지와 같은 호주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미지 때문인지 일행 모두 들떠 있었다. 10시간 넘은 비행 끝에 우리는 시드니 공항에 도착해 현지 선생님의 안내로 참전비를 찾아 6·25 참전용사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일정이었다.
오랜 시간 비행과 더운 날씨로 많이 지쳐있었지만 추모하는 시간 만큼은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호주장병들의 영면을 기원하고 감사한 마음을 기렸다.
이어 가평스트리트라고 이름이 붙여진 거리에 가 보았다. 이 거리는 6·25전쟁에서 호주군이 참전해 가장 치열했던 가평전투에서의 전사자들을 기리기 위해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외국인 참전용사들을 볼 때마다 감사드리면서도 마음 한 켠으로는 죄송한 마음이 든다. 만약 그 분들이 참전하지 않았더라면 더 잘 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왠지 씁쓸해진다.
일정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성 마리아 대성당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내가 천주교 신자인 것도 이유 중 하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풍경을 가진 시드니의 한 가운데에 중세고딕양식의 건축물이기 때문이었다. 이 성당은 시드니를 현재와 과거로 이어주는 통로 같았다.
시드니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건축물인 오페라 하우스에서 오페라를 보는 것은 세계에 모든 사람들의 로망일 것이다. 사실 호주 일정 중에서도 정말 실감이 나지 않는 일정이었다. 그리고 항상 호주에 오고 싶어 했었던 나에게 오페라 하우스에서 오페라를 관람하는 것은 가장 이루고 싶었던 위시리스트 중 하나였다.
나는 이 소중한 기회를 내 가슴속에 녹여내기 위해 오페라의 줄거리부터 출연진, 서곡, 등장인물의 이름 성격 등등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밤을새웠다.
그리고 관람할 때에는 몰입했다. 맨 뒷자리라 잘 보이진 않았지만 자막도 열심히 봐가면서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바탕 오페라와의 씨름이 끝난 후에도 정신은 아직까지도 꿈을 꾸는 것처럼 멍했다. 그때의 관람은 오페라와 뮤지컬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하루하루 잊지 못할 추억을 쌓다보니 1주일이 지나 홈스테이 가족을 만나게 되었다. 그 가족은 일본인 유학생과 함께 지내고 있는 학교 여선생님이었다. 나와 룸메이트를 자식처럼 잘 챙겨주셨고 매일 함께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하면서 가족 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평일에는 'Strathfield Girls Highschool'에 다녔다. 여기서는 태국, 중국, 한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사귀었는데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소녀들 같았다. 여기서의 수영대회와 게임, 생일파티. 사막에서의 썰매 등은 나에게 많은 추억을 쌓게 했다.
2주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곳에서 사귄 친구들은 호주에서 만나게 된 특별한 친구들이 아니라 마치 우리 생활의 일부분처럼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즐거운 평범한 존재로 느껴질 만큼 가까워졌다.
시간은 흘러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 홈스테이 가족, 친구들을 두고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헤어짐에 대한 짙은 아쉬움이 배어 나왔다. 그러나 다음을 기약하며 눈물을 감추고 자주 연락할 것을 약속하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이번 교류활동을 통해 나는 이해심을 배웠다. 지구촌시대인 요즘 나라 뿐 만 아니라 어디에 사는 누구든지 나와 다른 점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에만 가도 아랍인, 중국인, 한국인 다양한 인종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홈스테이에서는 절약이 중요해서 샤워를 3분 안에 해야 하고, 수건 한 장을 일주일동안 써야하는... 당장 직면한 문화적 차이점들이 많았기 때문에 호주는 이해심을 기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다.
이번 교류활동이 가진 의의는 학생들이 어린 나이에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게 함으로써 글로벌 시대에 맞춰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교관이 꿈인 나에게 이번 활동은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며 외교관이 되기 위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를 고민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고 꿈을 위해서 공부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으로도 더욱 더 노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꿈꾸며 달린다. 나의 꿈인 외교관이 된 후에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외교관 양성프로그램을 기획해 청소년 국제교류단 처럼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하여 더 많은 학생들이 나처럼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끝으로 꿈꾸며 성장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가평군,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 호주에서 잘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생님들, 함께 즐겁게 생활했던 친구들과 호주에서 만난 좋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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