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 환자에 비타민 D를 보충해주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비타민 D는 음식으로 섭취할 수도 있지만 햇볕을 쬐면 저절로 몸 안에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선 샤인 비타민’이다.
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울산대병원 피부과 서호석 교수팀은 2013~2014년 병원을 찾은 아토피 피부염 19세 이하 어린이 61명 등 총 181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이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이 연구 결과는 '아토피피부염과 혈청 비타민 D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대한피부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어린이의 아토피 증상이 얼마나 심한지를 보여주는 스코라드 지수(SCORAD index)를 산출했다.
스코라드 지수는 피부과 의사가 환자에게 질문을 던지거나(문진) 직접 환자 상태를 눈으로 확인한(시진) 뒤 매겨지는데 아토피의 범위가 넓을수록, 의사가 확인한 증상이 심각할수록, 가려움증·수면장애 등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 증상이 심할수록 높아진다.
논문에 따르면 아토피 어린이의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낮을수록 스코라드 지수가 높았고 증상도 더 심했다. 비타민D 결핍이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낮은 아토피 환자에게 비타민D를 보충해주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예측했다.
연구팀은 아동의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햇볕을 덜 쬐거나 비타민D 함유식품을 적게 섭취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 교수팀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선크림·모자 등의 사용이 많아지고, 과도한 학업 부담 등으로 인해 햇볕을 쬘 수 있는 외부 활동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햇볕 노출시간이 길수록 어린이의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높았다. 대상자의 연령대가 높을수록 혈중 비타민D의 농도는 낮았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 아토피 등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이 비타민 D가 부족하게 된 것과 관련 있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서구화된 생활방식 탓에 햇빛 노출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의 비타민D 부족 또는 결핍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의 86.8%·여성의 93.3%가 비타민D 부족 상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아토피 어린이의 83.6%, 건강한 어린이의 83.3%가 비타민D 부족해 성인보다 비타민 D 결핍 상태가 심했다.
국내에서 아토피 피부염은 아동이 성인보다 유병률이 높다. 지난 2012년 국내 만 1∼11세 어린이의 아토피 유병률은 14.9%로 성인(3.2%)보다 3배 이상 높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