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에비앙 대회 불참…올림픽 포상금 좋은 일에 쓸 것"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역사적인 '커리어 골든그랜드슬램'의 금자탑을 쌓은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남은 선수 생활 동안 더 많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박인비는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다른 어떤 대회보다 메이저대회에서 더 많은 승수를 쌓는 게 개인적으로 가장 욕심이 난다. 메이저대회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지난 22일 막을 내린 리우 올림픽에서 116년 만에 부활한 여자 골프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각종 부상과 슬럼프로 올 시즌 내내 부진을 거듭했던 박인비는 자신을 괴롭혀 온 왼손 엄지 부상을 안고도 놀라운 집중력과 투혼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세계랭킹 1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한국이름 고보경)를 5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에서 10년 동안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17승을 거둔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대회 우승)과 최연소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입회, 여기에 골프 역사상 커리어 골든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내며 전 세계 골프사에 큰 업적을 남긴 그는 여전히 더 많은 메이저 타이틀을 갈망했다.

하지만 당장 3주도 채 남지 않은 올해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은 불가능하게 됐다. 귀국 후 엄지 손가락에 깁스를 한 박인비는 3주 정도 경과를 지켜본 뒤에야 본격적인 재활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올림픽을 마치고 입국하자마자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깁스를 하고 나타난 그는 "앞으로 3주간 손가락에 깁스를 해야한다. 에비앙 챔피언십에 나가지 못할 것 같다"며 "올림픽에서 느끼기에는 부상이 많이 호전됐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와서 검진해보니 3주 정도는 깁스를 해야한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주 후에 경과를 살펴보고 호전되면 깁스를 풀고 훈련할 것이다. 그 뒤 복귀 시기를 가늠해야할 것 같다"며 "재활을 마치고 나면 대회가 몇 개나 남을 지 모르겠다. 일단 올해는 완치하는 데 힘을 쓰고 기회가 된다면 한 두개 데회 정도 나가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골프 선수로서 이룰 것은 이미 다 이루다시피 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앞으로는 많은 대회에 나서기 보다 메이저 대회에 집중할 계획이다.

박인비는 "메이저 타이틀은 미국이나 한국에서나 한 선수의 업적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다. 나 스스로도 메이저 대회에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한 해 메이저 3승도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으니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응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메이저대회로 승격되고 나서는 에비앙 대회에서 우승을 못했다"며 "에비앙 대회라는 숙제를 남겨 놓은 것도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장 은퇴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박인비는 앞으로 골프를 완전히 그만둔 뒤 아이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엄마가 되고 싶은 생각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 나이도 어리고 지금은 골프가 즐겁고 지금은 골프를 하고 싶다. 골프를 하는 동안에는 아이를 갖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골프를 완전히 끝냈을 때 온전히 아이에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때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입국해서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오는 등 바쁘게 지냈다는 박인비는 이번 올림픽 금메달과 함께 부수적으로 따라온 거액의 포상금에 대해서는 좋은 일에 쓰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박인비는 "많은 분들의 응원과 국민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포상금은 어디에 어떻게 좋은 일에 사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빠른 시일내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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