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경찰서 남부파출소 순찰3팀장 경위 전문석


며칠 전 한 남성이 찾아와 상담을 했습니다. 그 사연을 들어보니 대출받을 일이 있었는데 때마침‘○○캐피탈’라고 빙자하는 전화를 받고 의심 없이 필요한 대출금액을 말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 명목으로 3회에 걸쳐 200만원을 계좌이체 송금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대출금은 입금되지도 않고 자꾸 전화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수수료를 더 보내라고 한다며 이상해서 확인을 해 달라고 방문한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전화번호는 이미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수차례 신고이력이 있는 번호입니다. 그 즉시 보낸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 요청을 하고 사건접수 처리했습니다.   
요즘 뉴스를 통해 종종 보이스피싱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내용을 보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이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요즘 어르신들은 잘 속지 않고, 오히려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잘 속아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많이 배웠고 또한 인터넷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접하는 나이인데도 왜 속을까요?  
그 이유는 자신만은 유혹(거짓말)에 속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거짓말만 한다면 그 말이 거짓말인지를 금세 알아챌 수가 있습니다. 문제는 거짓에 진실도 섞어서 말하기 때문에 속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많이 배웠어도 또한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어도 진실이 섞인 거짓말은 무엇이 진실이며 무엇이 거짓인지 구별하기가 힘들어서 깜빡 속아 넘어가기가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어떤 유혹에도 속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버려야 합니다. 대신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함으로 대처한다면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게 되어서 달콤한 거짓 유혹에 속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런 유혹의 전화는 사기전화입니다. ‘안전한 계좌로 돈을 이체하세요. / 싼 이자로 대출해 줄테니 수수료를 먼저 보내세요. / 손자를 납치했으니 몸값을 보내세요. / 물품보관함에 돈을 넣어두면 보호해 드릴게요. / 아드님이 교통사고를 냈는데 합의금을 빨리 보내세요.’그리고 또 수사기관ㆍ금융감독원ㆍ금융기관이라며 예금보호를 해준다거나, 주민등록번호ㆍ계좌번호ㆍ카드번호 등을 물어보면 사기전화입니다. 이미 피해를 당한 경우에도 경찰(☎112), 금융감독원(☎1332)에 즉시 신고해서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어디서든 유혹은 우리에게 늘 계속됩니다. 이런 유혹이 찾아올 때,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나를 낮추는 겸손입니다. 그때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보고 생각한다면 옳은 판단을 통해 유혹에 속지 않게 될 것입니다. 행동해야 할 때 행동해야 후회가 없습니다.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입니다. 
범죄 없는 밝고 건강한 사회는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꿈입니다. 사회구성원 모두‘새해에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박노해)’

 

키워드

#N
저작권자 © 전국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