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수지구 세무과장 김종억

세금은 한 국가와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라고 한다. 부유층과 기업가의 세금을 더 거둬들이느냐 서민층의 세금을 더 거둬들이느냐의 문제는 끝없는 논쟁의 주제이기 때문이다. 거둔 세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더욱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이토록 민감한 분야인 세금 행정 관련 부서의 공무원들은 납세자인 시민의 입장에서 세금을 대하는 자세를 우선 바로 세워야 할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세금은 시민의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된 너무나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사실 시민의 입장에서는 세금이란 당연한 의무인줄을 알면서도 금전적 지출이 되는 관계로 손해 보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대다수 시민들은 자신이 노력해서 애써 번 돈을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국가나 지방정부에 납부 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또 자신들이 낸 세금이 어디에 활용되고 있으며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민들이 갖고 있는 이러한 부정적이고 불편한 선입견을 해소시키고 즐겁게 세금을 납부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필자를 비롯해 세무행정을 맡은 직원들은 세금 행정에서는 정확하고 신속한 업무처리가 우선이라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이에서 트러스트(TRUST) 행정이 시작됐다. ‘트러스트’는 Trust(신뢰) Relation(친밀)Upright(청렴)Smart(전문)Time(신속)의 영문자 첫 글자를 모아 만든 용어이다. 세무부서의 특성상 시민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는 업무를 수행하는 입장에서 납세자인 시민들의 불만을 최소화 시키되 재원확충과 공평과세에 철저를 기하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였다. 납세자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함께 고민하면서 납세자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고 세금부과와 징수에 대한 신뢰를 쌓아감으로서 자진 납부 유도 등 체납세 일소에 기여를 하고자 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전직원이 참여하는 ‘세무민원 모니터즈’제도를 운영해 납세환경  개선과 시민 눈높이를 배려하는 세무행정 실현에 힘썼다. 모든 직원들에게 세무 민원응대 매뉴얼을 배포하고 사전 교육을 실시했다. 주민세 현실화에 따른 주민 반발 및 저항에 철저한 대비해 홍보에도 힘썼다. 또 직원 중심의 ‘수세미 봉사단’을 가동해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면서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했다. 
이 모든 활동들은 크고 작은 성과를 냈다. 우선 부서의 민원 전화 친철도 평가에서 친절도가 급상승했다. 단 한건의 민원도 접수되지 않고 오히려 전년도보다 징수율은 1.7%가 상승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도 전 세목 현년도 징수율 또한 5%가 상승하는 성과도 일궜다. 트러스트 행정으로 추진한 작은 노력들이 궁극적으로 자주재원 확충과 공평과세 달성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트러스트 행정은 부서원 개인이나 어느 한 팀만의 의지와 노력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 전 팀, 전 부서원이 합심해 업무를 공유하고 함께 참여하고 공감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신뢰행정의 추진으로 납세자인 시민들의 세금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달라졌고 이는 채무로 어려움을 겪었던 용인시가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빨리 채무를 제로화시키는 데 일조하는 결실을 맺었다. 납세자인 시민들의 위대한 힘이 만든 결실이었다. 
세금은 국가·공공단체가 일반국민으로부터 개별적으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획득하는 수입이다. 국가는 외교 사법 국방을 비롯한 산업경제 등 국가적인 사무를 수행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사회의 경제적 부흥이나 국민의 복지 교육 보건위생 및 상하수도 소방업무 등 지역사회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일들을 담당하는데 세금은 이러한 일들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그래서 올 한해도 우리 수지구 세무과 전 부서원들은 실천 가능한 트러스트 행정을 가일층 발전시키고자 다짐하고 있다. 시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지역발전에도 기여하는 세금 행정을 트러스트 행정으로 통해 한 단계씩 한 단계씩 꾸준히 실현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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