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공무원 동호회 총 52개, 1750명 활동
색소폰·캠핑·축구·학회·통기타·가죽소품만들기
열린 소통으로 즐거운 직장분위기 조성 기여

(용인=김태현 기자) 맡은 업무는 제각각이어도 공통의 관심사로 일상을 공유하는 이들이 있다. 즐거운 취미활동으로 삶의 활력을 높이고, 열린 소통으로 업무의 이해도를 키우는 용인시청 직장동호회 회원들 이야기다. 현재 용인시에 등록된 직장동호회 개수는 총 52개. 활동인원은 무려 1750여명에 이른다. 용인시 전체 공무원 수가 3천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이 넘는 인원이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재능과 열정을 겸비하고, 즐거운 직장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용인시청 직장동호회 6곳을 만나본다.

▲ 색소폰 앙상블 동아리 ‘소리샘’ 
지난달 31일 수지구청에서는 정윤호 전 수지구청장의 명예퇴임식이 열렸다. 그의 퇴임을 축하하기 위해 ‘소리샘’ 회원 7명이‘나는 행복한 사람’, ‘MY WAY’를 색소폰 앙상블로 연주했다. 같은 동호회회원이자 선배 공직자의 마지막 길을 색소폰 공연으로 축하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소리샘’은 지난 2009년 결성돼 현재 26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2015년 공무원 음악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한 탄탄한 실력의 소유자들이다. 정기연습도 꾸준히 하고있다. 색소폰 앙상블은 알토, 테너, 바리톤, 소프라노 색소폰으로 구성돼 독주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풍부한 음색이 특히 매력적이다. 정은섭 실무관(여성가족과)은 “각기 다른 파트에서 자기 소리를 내며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되는 색소폰 앙상블이 시정 발전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근무하는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며 색소폰 앙상블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  가죽소품만들기 동호회
지난해 만들어졌지만 열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가죽소품만들기’. 가죽공예를 접해본 직원들이 그 매력에 빠져 함께 가죽소품을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었다. 처음에는 카드지갑이나 여권케이스 같은 비교적 간단한 소품을 만들고 어느 정도 기본기가 갖춰지면 핸드백처럼 고급기술을 요하는 소품을 만든다. 지난해 연말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회원들의 작품을 시청로비에서 전시·판매하여 수익금 전액을 개미천사운동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들은 월1회 정기모임과 매주 수시 모임을 통해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고 소통한다. 직급의 높낮이와 상관없이 이들이 모인 자리는 정겨운 수다가 가득하다. 홍수정 팀장(세정과)은 “가죽소품을 만들면서 얻는 즐거움도 있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소품을 지인에게 선물하고, 어려운 이웃과 나누면서 얻는 기쁨이 훨씬 크다”고 말한다. 

▲  용인시 공무원캠핑동호회 ‘3040캠퍼스토리’
한창 캠핑문화가 무르익었던 지난 2012년. 캠핑의 낭만을 직장 동료들과 함께 나누고자 열혈캠퍼 몇 명이 모여 ‘3040캠퍼스토리’를 만들었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서 자연을 즐기며 다른 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경험’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양평으로 가족을 동반한 단체 캠핑을 다녀왔다. 처음에는 낯설어 쭈뼛거리던 아이들이 이내 친구가 되어 자연 속에서 신나게 뛰어 노는 모습은 큰 추억으로 남았다. 캠핑의 매력에 대해 물으니 송인수 실무관(행정지원과)이 “단연 벗어남이죠! 익숙한 장소, 생활, 환경에서 벗어나야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돌아봄이 가능하거든요. 이 경험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삶을 대하게 되는 것 같아요”하며 활기차게 답한다. 올해는 좀 더 열심히 단체캠핑을 다닐 계획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여가를 즐기고 친밀함을 나눌 수 있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따뜻한 삶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용인시청 ‘줌마렐라 축구단’
용인시는 지난 2015년부터 여성의 사회참여를 확대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줌마렐라 축구 페스티벌’을 개최해왔다. 줌마렐라는 아줌마+신데렐라의 합성어로 자신을 위한 투자와 사회 활동에 적극적인 여성을 뜻한다. 용인시청 ‘줌마렐라 축구단’은 축구는 남성들의 운동이라는 편견을 깨고 당당히 여자들도 축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2015년 창단돼 31개 읍·면·동 줌마렐라 축구단과 함께 열띤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혜옥 실무관(사회복지과)은 “축구는 여성들이 하기에 과격하다는 이미지가 있어요. 그런데 그 편견을 넘고 나면 넓은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맘껏 뛰면서 정말 짜릿한 해방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고 말하며 축구의 매력을 어필한다. 현재 29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줌마렐라 축구단은 지난 2015년 줌마렐라 축구 페스티벌에서는 8강에 올랐으나 지난해에는 예산 탈락의 고배를 맛봤다. 올해는 심기일전해 우승에 도전한다는 당찬 계획도 세웠다.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업무능률을 향상해 활기찬 직장생활을 꿈꾸는 ‘줌마렐라 축구단’의 멋진 활약이 기대된다.

▲ 행정연구회 ‘밀리언스’
공부도 취미가 될 수 있다! 지방행정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고 용인시의 발전을 위해 공무원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싶은 이들이 모여 만든 ‘밀리언스’. 용인시가 100만 대도시로 도약했다는 자부심이 동호회 이름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들은 지방행정을 주제로 여러 가지 안건을 토론하고 고민한다. 이희전 실무관(재정법무과)은 현실적이고 실무적인 고민을 동료·선배 공직자들과 나누면서 업무에 적용해 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것들을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에는 동호회 회원들이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에 참석해 전국 지자체에서 어떤 활동들을 펼치고 있는지 몸소 경험하고 왔다. 올해는 지방자치 발전 시민교육 조례(안) 입안을 위한 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시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정책들을 구체적으로 고민해보고, 행정연구회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다. 

 

▲ 통기타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오프라인’
용인시청 직장 음악 동호회 하면 ‘오프라인’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꾸준한 활동을 통해 실력을 자랑해왔다. 동호회가 생긴 2008년 이후 월례조회 공연, 길거리 버스킹, 동호회 자체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음악을 즐기고 있다. 현재는 47명의 회원들이 크고 작은 소모임을 만들어 자유롭게 활동 중이다. 통기타 동아리라고 해서 기타만 연주하는 것은 아니다. 기타, 드럼, 베이스, 키보드, 보컬 등의 파트를 상황별로 자유롭게 구성해 자유롭게 음악을 즐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는 지난 2013년 문화예술원에서 했던 공연을 꼽았다. 가족과 동료들을 초대해서 선보였던 무대는 큰 성취감도 안겨줬지만, 서로를 다독이며 연습에 임했던 ‘과정’에서 얻은 것도 많았다. 올해는 좀 더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연말 정기공연, 자체봉사활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박재식 실무관(공원녹지과)은 “도돌이표 같은 일상에 스스로를 위해 작은 선물을 건네고 싶다면, 음악만큼 좋은 선물은 없다”고 말하며 동호회 활동에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즐겁게 일하는 조직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용인시 역시 이러한 이유로 직원들의 동호회 활동을 독려한다. 활동 우수 동호회에는 활동비를 지원하고, 다양한 분야의 동호회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경직된 조직문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직원들이 원활히 소통하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일 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다. 행정서비스도 창의성이 필요한 시대다. 뜨거운 열정으로 업무와 취미,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용인시 공무원들의 ‘즐거운’ 행정 서비스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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