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김태현 기자) 한 청각장애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달라며 손편지와 함께 돈이 든 봉투를 용인시 기흥구 서농동 주민센터에 놓고 가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익명을 요청한 청각장애인 여성 A씨. A씨는 지난 22일 서농동주민센터를 찾아 사회복지 담당 직원에게 봉투 하나를 툭 던지고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A씨가 두고 간 봉투에는 손편지와 함께 손때 묻은 천원짜리 지폐 63장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이번에 보청기를 119만원에 구입했어요. 그래서 고마워서 되는대로 돈을 조금씩 모아서 1년동안 120만원을 가져올테니 부모없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에게 주시면 고맙겠어요”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제가 아직 학생이라 돈을 못벌고 있어서 조금씩 되는대로 드릴께요”라고 덧붙였다.
A씨의 봉투를 갑작스럽게 전달받은 주민센터 직원은 A씨를 붙잡으러 급하게 따라 나갔으나 A씨는 도망치듯 자리를 떠나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주민센터 직원은 “그 여성이 이전에 주민센터를 찾아와 보청기 관련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며 “복지카드를 발급해 줘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보청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 고마워서 이같은 기부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당시 그 여성은 “자신은 어려운 형편이 아닌데도 장애를 갖고 있어 나라에서 받는 혜택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도 있는데 자신이 복지혜택을 받는 것에 미안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