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순 기자) 국민적 관심사인 미세먼지 해결사로 공약을 내걸며 대선후보들이 나섰지만 재원조달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부족해 공약(公約)이 아닌 공약(空約)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을 임기내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양을 50% 이상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미세먼지의 주원인인 중국발 미세먼지를 한중 정상외교의 핵심의제로 다루고 공정률이 낮은 석탄발전소 9기 건설 방안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세먼지 콘트롤타워를 마련해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대책 특별기구를 설치해 부처와 부처, 부처와 지자체간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문제점은 실효성이 의심되는 공약이 포함돼 있다는 지적이다. 

경유차 감축과 친환경차 확대 공약이 빠지므로 교통관리 정책이 문제점으로 제시된다.

이에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수도권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은 자동차인 만큼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줄이려면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제도(LEZ), 녹색교통진흥지역 등을 도입해 교통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원마련 방법에 대한 언급은 없는 상황에 친환경차 구입 보조금 확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조기 구축 등 미세먼지 저감대책은 다양하게 공언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편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팀장은 "문 후보는 거의 모든 대책을 총망라해 놓았다. 재정낭비를 막으려면 비용과 효과 분석을 통해 효과가 없는 정책은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공약은 당진 에코파워 석탄발전소 신규 승인 취소로 11월부터 4월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 가동률을 7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국가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미세먼지를 국가 재해재난에 포함시키겠다는 공약도 사후관리와 피해구제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반응이다. 

현재 한중일 장관급 의제로 머물러 있는 미세먼지 문제를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한중 정상급 의제로 격상시켜 공동연구와 대책마련에도 나선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허나 선진국 수준으로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강화하겠다는 공약 달성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미비한 실정이다.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인 자동차, 산업계 등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안 후보가 밝힌 공기 정화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한 '스모그 프리타워',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접목한 '우리동네 예보 시스템'도 대기오염 정책으로는 현실성이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 문제의식을 드러내며 이달초 충청권 선대위 발대식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제 중국에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책임을 따져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한·중 공동 미세먼지 저감사업과 오염물질 연구사업 등의 정책을 답습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미세먼지 대응 콘트롤타워를 총리급으로 격상시키고 미세먼지 대응 예산을 2배 이상 증액하겠다고 공약하며, 연간 노후경유차와 노후 건설기계 조기 폐차량을 2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공약도 함께 내세웠다. 하지만 정책 실행에 필요한 재정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이는데 대해 다른 후보와는 달리 필요한 재원 확보에 대해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는 있다. 

세재 개편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겠다고 심 후보는 밝히며,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나 재생가능 에너지 보급 등에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교통에너지환경세를 쓰자는 것이다.

현재 도로 건설과 유지, 관리에 교통에너지환경세의 80%가 사용되고 있다는 이유들어 설명했다. 

심 후보는  '기후정의세' 도입도 공약하며 원자력, 화력발전 등 국민안전을 위협하고 탄소를 배출하는 에너지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미세먼지는 화석연료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저에너지 체계로의 산업구조 개편, 대중교통 활성화,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등 사회 전체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