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밖으로 나온 자판기…꺼내는데만 5시간
공 들여 꺼냈지만 정작 자판기는 하치장 아무렇게나 방치

(뉴시스 사진제공)

(박래철 기자) 23일 세월호 육상거치 선내 진입 후 5일째인 세월호 선체에서는 수색 작업이 한창 있었다.

이날 전남 목포신항만 철재부두 부근  오후 2시경 하치장에는 사람 키 만한 물체가 너부러져 있었다. 

이 물체는 수색작업 과정에서 전날 떼어낸 자판기였다.  전날 선체 좌현 4층 선수 진출입구를 통해 3년 만에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일반인 미수습자 권재근·혁규 부자의 가족인 권오복씨는 수색현장에서 자판기를 꺼내던 당시 상황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설명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권씨는 "7~8명이 붙어서 5시간 만에 자판기를 떼어냈다. 꺼내서 다시 수리해서 쓸 것도 아닌데. 망치로 부숴서 꺼내면 1시간이면 꺼낼 것을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이런 방식으로 어느 세월에 끝내겠냐"고 한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작 그렇게 공 들여 꺼낸 그 자판기는 하치장에 인양 과정에서 절단된 좌현 램프와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었다.

권씨의 말처럼 좌현 쪽의 작업은 진전이 없었다. 

이미 진출입구 3개를 좌현 4층 선수 쪽에 뚫었지만 미수습자 찾기와 침몰 증거 보전이라는 미목하에 여전히 과감한 작업을 못하는 실정으로 보였다. 

반면 우현 쪽 진입 작업은 전날 부터 시작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작업속도가 빠른 상황 이었다.

각종 구조물과 집기류가 좌현 쪽으로 낙하해버려 우현 쪽에는 상대적으로 공간이 많고 때문에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체 내부에 작업자들과 들어가봤던 권씨는 우현에서의 작업 장면을 보며 "우현에서 크레인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특히 우현 선미 쪽은 텅 비어 있다"며 우현을 통한 진입 가능성에 설명했다.

좌현과 우현 동시에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미수숩자 가족들은 지지부진한 수색이 언제쯤 끝날지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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