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청둥오리" 전남 폐사체 줄줄이 'AI 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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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가 설을 전후로 전국으로 확산 중인 가운데 전남에서는 청둥오리 등 조류 폐사체가 잇따라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 당국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AI 잠복기인데다 강추위마저 예고돼 추가 폐사나 AI 재발이 우려되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남도 등 방역 당국에 따르면 설 연휴 이전에 신안과 영암에서 각각 발견된 청둥오리 폐사체가 정밀 역학조사 결과 모두 고병원성(H5N8) AI로 확진됐다.

전남에서는 그동안 해남 송지, 나주 세지, 영암 덕진 등 3개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됐으나 조류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AI 판명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병원성 AI로 확인된 청둥오리 폐사체는 지난달 27일 신안군 암태면 바닷가 옆 둠벙에서, 같은 달 29일 영암군 삼호읍 해군3함대 활주로 위에서 각각 한 마리씩 발견돼 역학조사를 받아왔다.

신안 암태는 인근 흑산도에 환경부 철새관측소가 운영되는 등 겨울철새 이동통로이고, 영암 삼호는 대표적인 겨울철새 도래지인 영암호와 맞닿아 있다.

방역 당국은 폐사체가 발견된 두 곳에서 반경 10㎞를 관리지역으로 설정해 발견 시점으로부터 14일간 가금농가의 이동통제, 농가별 소독과 함께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신안의 경우는 이렇다할 사육 농가가 없으나, 영암은 10㎞ 이내에 3개 농가가 16만 마리의 닭을 사육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도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닭·오리와 달리 철새는 방역 매뉴얼이 달라 소독 조치와 농가 임상관찰은 이뤄지지만, 예방적 살처분은 하지 않는다"며 "임상결과 주변 농가에는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그러나 지난달 17일 전북 고창에서 H5N8형 AI가 첫 발생한 이후 잠복기(통상 2∼3주) 초기에 폐사체가 잇따라 발견된 점에 주목, 잠복기를 지나면서 철새 이동로나 월동지 주변에서 추가 폐사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AI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고창 AI 이후 전남에서는 조류 폐사 신고가 13건이나 접수됐고, 일부는 고병원성으로 확인된 상태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이 최근 전국 195개 철새도래지를 대상으로 서식중인 철새수를 파악한 결과, 영암호에는 1만 마리 이상의 가창오리가 월동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기상청이 이번주부터 '입춘 한파'가 거세게 불어닥쳐 전국이 한 낮에도 영하권에 머물 것으로 예고해 AI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잠복기를 전후로 가창오리, 청둥오리, 심지어 까치까지 폐사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대부분은 음성으로 판명나고 있지만 일부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되고, 잠복기도 남아 있어 긴장감 속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에서는 H5N8형 AI가 발생한 3개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3㎞ 이내 19개 농가에서 35만여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AI 발생의 직·간접 기회손실 추정' 보고서를 통해 "이번 AI로 인한 직·간접적 손실액이 적게는 3400억, 많게는 1조원 이상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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