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영 大記者

김운용 상주원예농협조합장은 서울대에서 뭣을 배웠으며 왜 서울대 대학원에 다닌 까닭?

보통 사람들은 2400여 년 전의 그리스 철학자 ‘ 소크라테스’가 누구인지는 잘 몰라도 그가 남긴 “너 자신을 알아라.” 말은 잘 알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스스로의 무지(無知)를 자각하며 인생을 선용(善用)하라고 가르친 철학자다. 그는 ‘아테네’ 시민 교화(敎化)에 온 정열을 쏟다가 시민을 현혹 시켰다는 죄목으로 독배(毒盃)를 마셔야 하는 시민 법정에서 유명한 이 말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신분과 직분을 알지 못하고 언행(言行)하는 사람을 두고 “그 사람 분수를 모른다.” 라고 하거나 “ 주제 파악을 못하는 사람” 이라고 하는데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경구(警句)를 원용해서 쓰는 말이다.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나 고위 공직자 청문회에서 온갖 창피를 당하고 쫓겨나듯 사퇴하는 사람. 부정부패로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는 사람들. 권력과 부를 가지고 갑질을 해되는 사람들 이 모두 자신을 알지 못하는 데서 빚어지는 짓들이다. 범속한 생활에 여념이 없는 주민들의 모범이 되어야 할 지도층들이 이 모양이니 사회정의와 공정사회를 어찌 바랄 수 있겠는가. 공동체 의식과 기본 윤리. 의무를 모르고 특권만 누리려는 공직자나 기관장들이 너절한 이 나라가 정신문화 선진국이 되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다.

지난 봄, 상주시 김운용 원예협동조합장이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위 과정에 입학 수료한 것을 두고 알만한 시민들과 일부 조합원들의 구설수에 올라 있다.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 과정 수업료가 자그마치 660만원에다 매주 2일간 자리를 비우고 서울 왕복을 출장처리 한 것의 타당여부를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논란의 대상이 된 첫째는 조합의 상급기관인 농협중앙회가 운영하는 농협대학의 협동조합 전문화 과정을 제처 두고 굳이 서울 대학교를 왜 택했는지 이다. 

둘째, 인재양성차원에서 임원급이나 고급간부를 재교육 연수시키는 농협대학을 외면하고 임기 1년 여 남겨놓은 선출직 조합장이 조합비를 지불하며 한국 최고명문대학을 꼭 집어 입학한 이유가 무엇인가. 

셋째, 김운용 조합장은 4년 임기를 4기째 14년차 재임 중에 있는데 2019년 봄에 있을 선거에 또 출마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5기에 걸쳐 20년간 조합장을 하기 위해 명문대학 수료라는 화려한 스펙을 보탤 필요가 꼭 있는가 하는 것이다.

넷째, 전문직 종사자는 전문교육기관에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재 충천하는데 당연하지만 공기관의 장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빙공영사(憑公營私)식으로 사사화(私事化)해서 안 된다는 윤리적 문제다.

일반대학에서 부설로 운영하는 특수대학원은 상류사회로 진입하고저하는 사람들이 교류하는 사교장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강의란 이름을 빌려 인맥 쌓기 모임으로 대체하기도 하고 여행, 골프모임을 다반사로 하는 곳이다. 

김운용 조합장이 어떤 이유로 서울대학교를 택했는지 궁금치 않을 수 없다. 조합장 직위를 남용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이번 일에 대해 솔직한 해명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날 사회가 혼탁하고 공동체 윤리. 도덕이 땅에 떨어져 인문학적 인성교육이 강조되는 마당에 이 나라 공직자들 특히 기관장급, 지도층들에게 먼저 “ 너 자신을 알아라.”는 인간성 재교육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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