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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중인 상주시의회 본회의장에 느닷없는 고함소리가 이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개회한 181회 상주시의회 임시회의 제4차 본 회의장에서였다.

문제의 발달은 예산심의를 앞두고 집행부가 내년도 업무계획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이충후 시의회 의장 질문에 보고자인 기획예산 담당관이 잘못된 답변을 하자 의장이 고함소리로 장시간 질책하는데서 비롯되었다.

집행부 소관의 보조금 심의 위원회에 시의원2명의 추천 여부와 예산 결정권자가 누구인가 하는 의장 질문에 기획예산담당관이 시의원 2명 추천을 시의회가 했다고 잘못 답변했고 예산결정권자가 시장이라 답변한데서 시작 되었다. 곧이어 담당관이 잘못답변을 바로잡았지만 이 두 가지 문제를 두고 장시간 의장이 역정을 내는 고함소리로 담당관을 혼쭐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방청객, 시의원, 부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간부들은 어리둥절하며 지켜 볼 수밖에 없었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보조금 심의위원회에 시의원 2명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장이 모를 리 없고 예산심의 의결권한이 시의회에 있다는 상식을 뛰어 넘어 생소한 예산결정권자라는 용어로 담당관에게 물은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평소 시정을 견제 감독 감시하는 시의원은 갑의 위치에 있어 을일 수밖에 없는 집행부는 시의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시의회에 출석하는 집행부 간부들은 시의원들의 고압적 질문에도 저자세로 일관 답변하기 마련이다. 이런데 익숙하지 않은 간부들은 주눅이 드는데 이날 기획예산담당관도 엉뚱한 답변을 했고 이를 기회로 의장이 작심 고함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빚어진 광경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주요한 논쟁사안도 아닌 한갓 해프닝을 두고 높은 자리에 앉은 의장이 사무관1명을 세워놓고 장시간 몰아붙일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시의회 의장은 시장과 함께 상주시정을 이끌어 가는 양대축이다. 중앙정부가 3권 분립이라면 지방자치는 집행부가 의회 양축의 2권 분립체제다. 위상으로만 보면 시의회 의장은 중앙의 국회의장 격이다. 국회의장은 정치적 파워가 막강한 국가지도자이고 의장석에서 사회봉을 잡지만 대정부 질문은 국회의원에 맡긴다.

보조금 심의위원회는 보조금 신청이 있으면 이의 적정성을 심의 의결하는 게 오래된 관행이다. 예산 편성권과 집행권을 집행부에 있지만 예산을 심의 의결 확정하는 권한이 의회에 있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아는 상식이다. 이런 것을 두고 구두시험 보듯 담당관에 묻고 잘 못된 답변이 나오자 고함까지 내는 질책한 것은 시의회 의장 품격에 맞지 않는다. 특히나 담당관이 잘못을 시인사과 했으면 앞으로 조심하라는 주의 한마디로 끝내어야 옳았다.

지도자는 사안의 경중과 우선순위를 꿰뚫는 이성적 판단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판단을 실행하는 아랫사람을 덕화(德花)로 보듬으며 자신의 경륜을 펼쳐 나가야 한다. 감정과 기분에 치우치고 본능과 충동을 참지 못하면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다. 우리 상주 발전과 시민생활향상을 위해 진지하게 토론을 펼쳐야 할 시의회 공식회의에서 하찮은 말실수로 시의회 수장인 의장이 직접 고함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다시는 없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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