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동구 송현동 주민 이지송  

동구청이 개청한 것은 1968년 1월이다. 그때 인천이 중동남북으로 구분되어 필자는 인천 시민이자 동구주민이 된 것이다. 

필자는 동인천역이 내려다보이는 수도국산의 한 언덕에서 살았다. 지금은 그 자리에 솔빛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가끔 달동네박물관에서 옛 자취를 회상해 볼 뿐이다. 

동구는 올해로써 개청 50주년이 된다. 관치시대는 1995년까지 지속되었다. 그 시대의 구청장은 보통 임기가 1년, 2년을 넘지 못했다. 동구청장은 영전의 자리였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동구는 중구와 함께 인천의 중심이었으며 번영했다. 남, 북.구는 촌구석 정도로 치부했다. 아쉽게도, 시공무원이었던 필자는 관운이 닿지 못하여 동구청장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정년을 맞이하였다. 

그러더니 1991년부터 동구의회가 개원하고 1995년부터는 구청장을 선거로 뽑게 된 것이다.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동구토박이로서 아직도 여생을 동구의 땅에서 보내는 필자로서는 한시바삐 동구가 다시 분주한 도시로 거듭나기를 바랄 뿐이다. 

공직생활을 해 본 자로서 무릇 지역발전이란 그 지역의 행정수반의 역량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동안 동구에는 구청장이 몇 명이 다녀갔을까. 50년 동안 대략 30명 남짓은 되는 듯싶다. 이들 구청장 중에서 일 열심히 하고 떠난 10명만 있었더라도 지금의 낙후된 동구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본다. 

관치시대에는 스쳐가는 듯 한 짧은 구청장의 임기로 인해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지방자치제가 되니까 나아지는 게 아니었다. 대부분 구청장들이 주민여론을 살피기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소위 ‘안전운전’만을 행하다가 허송세월하였다. 또한 주민들도 연로해져 가니까 그저 성격 좋고 조용한 사람이면 환영해 왔던 것 같다. 그래가지고 어느 세월에 동구가 좋아지며, 변화하며, 발전하겠는가. 

그런 가운데에서도 역대 구청장 중에서 높이 쳐주고 싶은 두 분의 구청장을 소개하고 싶다. 한분은 관치시대의 ‘박연수’ 구청장이다. 현재 동구의 기반과 기틀을 다잡아놓았다. 송현주거환경개선사업(현 솔빛아파트단지), 인천교매립지 동구편입, 구민의 날 제정과 화도진축제 개최, 인천산업용품유통센터 유치 등이 그분의 업적이다. 

그 당시 37세의 구청장이 1년 동안 근무하면서 엄청난 성과와 함께 동구발전의 비젼을 제시하고 떠났다. 미남형의 얼굴에 언제나 서글서글한 그 분의 눈빛을 기억해 내면 기분이 좋다. 동구에 이런 분이 또다시 나타나기를 바란다.         

또 한사람을 꼽으라면 現 ‘이흥수’ 구청장일 것이다. 필자는 이 분이 구의회의원 시절부터 쭉 지켜보고 있었다. 송현동에 체육관을 차려 돈 많이 벌었다고 소문이 났었다. 그 다음에는 당연히 동구를 떠나갈줄 알았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동구가 고향이 아니면서 동구토박이인 필자보다도 동구를 사랑하는 의지가 강했던 것 같았다. 구청장이 되기 전에는 딱 한번 대면한 적이 있었다. 

이글거리는 눈빛이 예사롭지 아니했다. “동구 이대로 둬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변화시키겠습니다” 동구가 지방자치제를 맞고서 이 분처럼 일 열심히 한 구청장은 단연코 없었다. 그간 꼼짝도 않던 도시재개발사업이 꿈틀대기 시작하는데, 대헌지구가 본격적으로 착수되었다고 하며, 뉴스테이사업을 네 군데나 유치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뉴딜도시재생사업으로 두 군데 393억원을 확보하는 쾌거가 있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내 마음에 쏙 드는 것은, 동구가 낙후되고 주민연령도 고령화되고 있는 이즈음에 도시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젊은 세대를 정주하게 만들어 하는데, 아동친화도시정책을 적극적으로 펄치고 있다는 점이다. 

꿈드림장학재단을 설치하여 수많은 학생들에게 수혜를 주고 있다거나 키즈카페, 스틸랜드, 동계스케이트장, 송현공원물놀이장 등이 개방된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인천지하철 동구경유, 동인천르네상스, 동구복합문화센터 같은 구상도 신문지상을 통해 보고 있다. 

정말이지 동구미래에 대한 이흥수 구청장의 혜안이 보통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안타까운 현실은, 일부 몰지각한 인사와 구의원들로부터 정략적인 음해, 음모, 고소 고발로 인해 많이 고생한다는 소식이다. 

금년 신년인사회에서 다시 뵈었다. “그냥 편안히 지내시지 왜 사서 욕먹습니까?” 그러자 씩 웃는다. 아직도 이글거리는 눈빛은 여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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