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경 편집국제2사회부 국장

세월호 4주기는 40여일 남았고, 지방선거는 100여일 남은 시점에서 안산시는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제종길 안산시장이 지난달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발표한 기자회견 때문이다. 제 시장은 현재 정부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있는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추모공원을 조성하겠다며 더구나 봉안시설도 함께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근 아파트 재건축조합을 중심으로 반대하는 시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안산시의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도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반대세력에 동참하고 있다. 급기야 안산시청 앞에 태극기를 든 어르신들이 모여 납골당 반대를 외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안산시 중심에 위치한 화랑유원지에 웬 납골당이냐?”는 감성적 토로와 “혐오시설이 들어서면 집값이 하락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현실적 우려가 합쳐져 있다. 또한 야당 시의원들은 “자기들과 소통하지 않았다”며 절차의 문제를 지적한다.

제종길 시장과 안산시의 입장은 어떨까? 우선 제 시장은 “추모공원의 위치와 규모, 조성 방법에 대해 오해가 많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안산시 세월호수습단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추모공원의 규모는 화랑유원지 전체의 약 3~4%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추모관은 약 1000분의 1인 0.1%정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반대쪽이 우려하듯 지상으로 봉분이나 납골당이 드러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국제적인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치고 첨단 조경 건축기술을 도입해 문화와 휴식이 어우러지는 친환경적 디자인으로 설계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뉴욕 9.11테러 현장에 만들어진 그라운드 제로나 영국 런던에 있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추모공원인 하이드파크가 안산시 세월호 추모공원의 모델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제 시장의 생각은 분명했다. “지금처럼 분향소를 그대로 둔 채 지역 곳곳에 걸려있는 세월호 현수막을 정리하지 못하면 오히려 그것이 집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인근에 추진 중인 초지역세권 개발이나 곧 완공될 산업박물관, 이미 위치해있는 경기도미술관 등과 조화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화랑유원지를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함으로써 도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소통 부재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었다. 이미 관련 협의체를 구성해 수십 차례 회의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없었고, 그래서 국무조정실로 결정해 달라고 넘겼지만 정부 또한 명쾌하게 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고 그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단에 내린 결단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제 시장은 “선출직 공무원에게 소통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것을 책임지는 자세 또한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아무튼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제종길 시장의 선택은 분명 ‘뜨거운 감자’고 ‘투수의 손을 벗어난 야구공’이다. 그 공이 스트라이크로 들어올지 볼이 될지, 타자가 제대로 받아 칠지 아니면 헛스윙이 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이렇듯 뜨거운 이슈에 대해, 해도 욕먹고 안 해도 욕먹는 상황에서, 제대로 돌직구를 던진 제종길 시장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매우 흥미롭다.

반면, “이렇다” “저렇다” 자신의 확고한 신념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밝히지 않으며 오직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고 있는 다른 정치인들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안산지역의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을 포함한 정치인들은 자신의 입장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 우선 아닐까? 누가 더 보다 나은 안산의 내일을 고민하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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