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가 민향숙교수의 우리춤은 무엇인가?

(인천=이진희 기자) 매년 봄이 되면 신간 출간으로 바쁜 한국무용가 민향숙(사진)교수를 모시고 우리춤은 무엇인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무용가이자 전통공연기획가인 한결 민향숙교수는 스승인 벽사 정재만 선생(국가무형문화재 27호 승무 보유자)에게 전수받은 '살풀이춤', '태평무', '산조'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나르리', '용비어천무', '춤으로 사는 세상'을 대중에 선보여 호평받은 바 있다.

특히 스승과 함께 기획, 제작한 '한국춤백년화'를 스승의 작고 후에도 우직하게 이어나가면서 (2017년까지 7회 개최) 우리춤 공연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아니라 우리춤이야기 시리즈, 평양검무 무보집, 무&용 매거진 등 왕성한 저술 활동으로 우리춤 대중화의 기수로 활약하고 있으며 금년 봄에는 우리춤이야기3 출간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에 본지 인터뷰를 가졌다.
 

Q.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민 교수님의 간략한 자기 소개와 근황은?

A. 저는 현재 문화재청 전문위원을 재직중이며, 우리춤의 대중화를 위해 활동하는 전통공연기획가입니다. 오는 3월 30일에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우리춤 이야기 시리즈 3편' 출판기념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이번에 출판하는 책에 대해 한말씀?

A. 우리춤 이야기 1편은 2016년 ‘우리춤 근대 100년의 역사’라는 주제로 발간했으며, 2편은 2017년에 ‘오늘날 우리 춤을 이끄는 춤꾼’10명을 소개했습니다. 

이번 2018년 봄에 선보이는 3편에서는 스승 벽사 정재만 선생의 예술세계를 조망하고 제자인 저와 30여년의 인연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문 춤꾼은 물론이고 우리전통에 관심이 있는 대중들에게 정재만 선생의 춤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Q. 민 교수님이 바라보는 우리춤이란 무엇인가?

A. 한 시대의 춤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춤은 국가 행사나 특별한 날에만 보게 되는 유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민족의 정서와 감성을 담고 있는 우리춤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우리민족이 오래 즐겨왔던 춤을 전통춤, 전통무용, 한국무용 등으로 명명하지 말고 그 모두를 '우리춤'이라고 정의한 것입니다.

'우리춤'이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 땅의 사람들이 일상에서 추었던 생활춤입니다. 애초에 우리춤은 사교나 공연의 목적으로 발전한 게 아닙니다.

우리춤은 민초들의 억눌린 감성을 분출하여 한(恨)을 흥(興)으로 전환시키는 카타르시스의 창구로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우리 국민들이 일상속에서 흥에 겨울때 출수있는 생활춤을 안무해 보려고 합니다. 소위 '국민무(舞)'라는 춤을 한번 만들고 싶습니다.

그동안 저는 고향 산청에서 군민무를 제작해 보급한적이 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국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즐길수 있는 '국민무(舞)'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많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십시요.  

Q. 살풀이춤에 대해서도 한말씀?

A. 살풀이란 용어를 저는 제 나름대로 '나르리'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새롭게 표현하고자 합니다.

흔히 살풀이춤이라고 하면 단순히 무속춤이거나 기생들이 추는 춤 정도로 알고 있는데 살풀이춤을 잘 살펴보면 그안에는 '행복과 자유로움'이 내재되어있습니다.

나르리는 우리말 '날아 오르고 싶다. 날아가고 싶다'라는 '날으리'의 발음 그대로 표현한 것입니다.

우리 민족이 앞으로 전세계를 선도하는 문화의 선진국이 되는 그런 세상을 바라는 제 마음을 담아서 '나르리'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스승인 벽사 정재만 선생은 살풀이춤을 신과의 대화, 하늘의 뜻인 천명을 몸으로 표현하셨고, 생전의 선생의 살풀이춤에는 '품격'과 '귀함'이 묻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살풀이'라는 표현보다는 좀더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이미지인 '나르리'라는 메시지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자 합니다.

Q.  '춤 해설사'라는 분야도 있는지?

A. 현재 '춤 해설사'라는 공식적인 직종은 없습니다. 그런데 오랜 기간동안 우리춤 공연을 기획하면서 춤해설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필요한 끼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우리춤 공연 뿐만아니라 전통공연 관련 케이블방송 또는 인터넷방송에서 대중들에게 우리춤을 제대로 설명하는 전문가가 바로 춤해설사라고 할수 있습니다.

춤꾼들이 몸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대중들에게 맛깔스럽게 설명해주는 직종을 바로 춤해설사로 부를수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춤 분야에서 전문 '춤해설사'가 육성되고, 정부에서도 이런 문화적인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가는데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Q. 우리춤을 대표할수 있는 음악이 있는지?

A. 우리가 알고 있는 '아리랑'을 보면 우리춤과 우리음악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아리랑'이 흘러나오면 그 음악에 맞춰 덩실덩실 자연스럽게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추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알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춤은 '음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춤과 음악이 조화할수 있는 부분을 연구해서 우리춤을 대표하는 노래를 발굴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춤은 발전해야할 분야가 무궁무진합니다. 젊은이들이 이런 우리춤에 더욱더 관심을 갖고 뛰어든다면 창의적인 분야가 더욱 새롭게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춤을 사랑하는 분들께  한 말씀?

A.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수뢰 문화예술이 국민경제의 한 축을 맡을 것입니다.  우리춤도 대중화를 넘어서 세계화의 발전에 힘쓴다면 제2의 '한류' 열풍을 주도할수 있습니다.

K-POP처럼 춤을 좋아하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춤의 매력에 푹 빠질수 있도록 우리춤의 세계화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언론에서 우리춤 공연이나 행사에 관심을 갖고 국내외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춤 이야기 3' 출판기념회에 꼭 오셔서 우리춤에 대해 알아가시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눈 덮인 세상에 첫 발자국을 조심해서 밟으라 했습니다. 뒤에 오는 사람은 분명 앞서 지나간 사람이 이미 밟아 놓은 그 발자국을 다시 밟으면서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무용인의 사명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우리가 추는 춤으로 우리나라가 꿈과 희망으로 가득한 날을 기대해 봅니다.

한결 민향숙교수는 산청여고와 세종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 무용예술학과와 예술종합원 무용과 주임교수를 역임했다. 민 교수는 현재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우리춤의 저변 확대와 대중화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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