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경 편집국 제2사회부 국장

까마귀는 부리부터 발까지 온통 검기 때문에 좀 떨어져서 보면 눈이 있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그래서 까마귀 오(烏)는 특이하게 다른 새들의 한자와 달리 새조(鳥)자를 부수로 달지 않았다. 그래서 새조(鳥)에서 눈에 해당하는 점 하나를 빼 까마귀 조(鳥)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듯 온몸이 검은 탓에 오지자웅(烏之雌雄)이란 말도 생겨났다. 까마귀는 암수 구별도 어렵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표면적인 뜻 안에는 까마귀는 불길 하다는 인식과 함께, 옳고 그름을 분별할 거 없이 그놈이 그놈이라는 숨은 뜻을 가지고 있다. 속담에 그 나물에 그 밥 이라는 것이다. 뜻은 형평 없는 밥이면 반찬이란 돌고 돌아도 결국 그 나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뜻일 것이다. 본뜻은 서로 격이 어울리는 것끼리 짝을 이뤘을 때 사용했던 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그놈이 그놈, 오십보백보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맹자(孟子)가 위(魏)나라에 갔을 때 양혜왕(梁惠王)이 맹자에게 조언을 구했다. 정말 열심히 다스렸음에도 다른 나라에서 이 나라로 살러 오는 이가 없어 백성이 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쟁터에서 무기를 버리고 도망치던 병사들 중 50보 도망친 이가 100보 도망친 이를 비웃는다면 어떻겠습니까?” “둘 다 똑같은 놈들이 아니오” 이에 “백성을 위해 정치를 하신다고 하지만 전하 자신의 나라를 위해 하신 것이라면 다른 왕들과 다를 바가 무엇이 있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양혜왕이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하지못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모두 국민과 나라를 위한다고 하지만 자신의 욕망을 위해 하는 정치인들도 많을 것이다. 믿는 대로 보이는 색안경을 벗고, 이번 선거가 아닌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인을 고를 안목을 가져야 할 때 이다. 그러하지 못한다면 우리도 나라도 거기서 거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6월13일 지방선거를 앞둔 지방선거후보자들은 이제 어떻게 협치를 통해 안정적으로 이끌어갈지 설계도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안보위기, 경제위기가 동시 다발적으로 닥쳐 신음하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지방선거주자들은 서로의 인신공격 없이 오직 정책만으로 대선에 임해야 할 때이다. 

국민은 후보자 중 누구에게 4년간 지방 정부를 맡겨도 될 것인가? 하는 불안감을 유권자는 가지고 있다.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이제 극단적 대립과 대치로 갈렸다. 혼란과 분열을 수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지방정부를 건설하기 위한 분명한 비전과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 게 급선무이다. 그놈이 그놈 아닌 지방선거후보자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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