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2차 실무회담서 합의
자신감 표출 등 주목끌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베이징에서 차를 타고 가면서 창문을 내리고 밖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은 중국 관영 CCTV가 28일 공개한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이 영상은 26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만나고 난 후 숙소인 댜오위타이로 돌아가면서 시 주석 부부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모습을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뉴시스 제공

(서울=양정호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측 땅을 밟는 순간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18일 남북 정상회담 의전·경호·보도 관련 2차 실무회담에 참여했던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은 이날 오후 결과 브리핑에서 "양 정상 간 처음 악수하는 순간부터 생방송으로 전 세계에 알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생중계 사실을 회담 개최에 앞서 확정하고 공개한 것은 앞선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 비춰볼 때 파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00년 남북 첫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포함한 수행단 모두 평양 순안공항에 내리기 직전까지 김정은 위원장이 나올 거라고 확신하지 못했다. 당시 북한의 경호는 007 작전을 방불케 했기 때문이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임동원 당시 국가정보원장은 자신의 회고록 '피스메이커'에서 김 위원장이 김 대통령의 동선과 일정이 사전에 공개된 데 대해 불쾌감을 나타내며 일정을 하루 앞당기거나 늦추자고까지 제안했다고 밝혔다. 우리 측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북한은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시점에 '기술적 준비관계'를 이유로 회담을 하루 연기하자고 요청했고, 이를 수용했다. 

이와 비교해 김정은 위원장은 날짜뿐만 아니라 회담일 오전 이동 시간과 동선까지 사전에 합의하고 생중계로 내보내는 데까지 합의했다는 것 자체가 파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한편, 평창 동계올림픽에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특사로 보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를 평양에서 만나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데 이어 중국을 깜짝 방문해 북·중 정상회담을 가진 것에 자신감이 더해지면서 생중계를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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