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용 키멥대학교 북한문제연구소 한국센터원장/선임연구원 (전)중앙일보문화사업 대표이사

문재인·김정은 남·북한 두 지도자는 ‘새 역사의 門’을 열어야한다. 

2018년 4월 27일 10시 칠십년의 한을 풀어주는 ‘판’ 2018mm 테이블에 마주 앉아 한반도를 깨우고 공존공영의 길로 함께 가는 ‘천지개벽의 문’은 열수 있을까? 오늘 세계사에 기록될 ‘역사의 문’을 여는 두 지도자의 한 마디, 한  걸음을 팔천만 한민족은 한마음 한뜻으로 지켜볼 것이다. 큰 감동과 희망을 볼 수 있을까? 아니면 다시 좌절과 나락으로 빠지지나 않을까? 남과 북의 화해와 평화, 상호간 문화, 경제교류의 활성화를 통한 상생의 틀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문대통령과 김위원장이 상호 진지한 소통과 지혜를 모아 한민족에 씌워진 지긋지긋한 시련과 고난의 멍에를 벗겨주기를 기대해 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코리아 패싱’ ‘코리아의 버든’(짐)은 걷어내야 할 지구촌의 적폐.

누가, 무슨 생각으로, 어떤 목적으로, 무엇을 위해, 한민족을 한 세기를 넘게 험한 모습으로 내동댕이쳤을까? 일본에 나라를 뺏기고 강압에 의해 전쟁에 강제로 징병, 징용되고 인권이 유린됨은 물론 역사문화의 찬탈까지 참담한 일제치하의 36년! 해방의 기쁨은 잠시, 2차 세계대전을 승전으로 이끈 ‘소련’과 ‘미국’의 관여와 이해관계가 우리안의 못쓸 ‘분리분파주의’ 와 교접하여 남북이 각각의 정부를 세웠고, 6.25민족동란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이 땅에는 지금은 지구상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진 사회주의국가체제를 견지하고 있는 북한과 남한이 65년 동안 적대관계로 전쟁위기를 수없이 넘기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UN과 국제관계에 있어서도 남·북한은 각각이 지불해야 하는 외교, 경제, 군사 등 국제적비용을 이중삼중으로 부담하는 비효율을 감내해야만 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코리아 패싱’ ‘코리아 버든’(한국만의 짐)으로 불리는 ‘코리아 리스크’는 남·북한이 겪고 있는 퇴치해야 할 지구촌의 적폐이다. 

‘일제침략과 한일합방’, ‘볼셰비키 공산주의 혁명’은 분단 ‘KOREA’의 단초가 됐다.     

최초의 공산주의 혁명인 볼셰비키 혁명(10월 혁명)에 의해 1917년 러시아공화국이 탄생된 후 이어 러시아 내전(1917-1922)을 거쳐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비에트연방공화국이 탄생됐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는 공산주의 이념을 추구하는 소련과 자본주의 이념을 추구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나뉘어 진영 또는 동맹의 형태로 재편되었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는 36년간의 일제치하에서 해방을 맞이했고 일본은 패전국이 됐다. 8.15광복의 기쁨도 잠시 남·북한은 1948년 8월과 9월, 북위 38도선을 사이에 두고 남쪽은 미국의 우방인 대한민국이 북쪽은 소련의 우방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각각의 정부를 세우므로 자본주의체제와 사회주의체제로 양분되어 결국 한반도와 한민족은 질곡에 역사의 길로 빠져 20세기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한편 ‘소련’은 고르바초프 러시아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과 개방)정책에 이은 1991년 발트3국과 11개 소수민족국가들이 연이어 독립을 함으로서 70년간의 ‘소비에트연방체제’가 막을 내렸고 결국 “사회주의는 실패한 체제”라는 수식어를 남겼다. 

북한은 ‘비핵화’와 ‘시장 지향적 개혁·개방’을 통한 역동적 경제발전으로 ‘핵·경제 병진노선’의 퇴로를 찾아야 한다. 소련 해체, 러시아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중국의 개혁개방·실용주의로의 변화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이미 세계는 하나의 시장화, 화폐의 공용화시대로 급전환하여 새로운 ‘판’으로 변화시켜 정착되었다. 북한은 지구촌에서 이미 소멸되어 버린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체제를 지금껏 끌어안고 국가체제를 견지한 결과 국제적 시장과 자본화에 깊게 동화하지 못하고 세계 유일의 국가지도이념인 주체사상과 유일영도체제로 70여년을  위태롭게 지탱해오고 있다. 또한 21세기 들어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의 전성기를 맞아 다양·다원화 되고 경제 산업분야가 고도화되므로 그 영향에 떠밀린 북한경제는 더욱 열악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이러한 북한의 처지는 남·북의 대치국면 하에서 막대한 군사비용 부담이 어렵게 되므로 ‘핵무기’, ‘미사일 개발’, ‘생화학무기’ 등의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여 비대칭 전력을 확립하여 군사력 비교우위 확보를 위해 몰두하게 되었다. 이에 UN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등 국제사회부터의 제재와 압박이 가중됨에 따라 북한경제는 선순환구조마저 단절되는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2017년에 들어 북한의 산업생산성은 급격히 감소하였고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무역의 감소와 유류가의 급등, 쌀값 등 곡물가가 상승하고  달러가치가 급등락 하는 등 경제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당연히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의 양립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인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특이하고 주목할 점은 최근 북한에도 이미 ‘자본주의시장경제’의 기본요소인 자본시장으로 대변되는 ‘돈 주’와 시장기능을 하는 ‘장마당’이 날로 활성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북한은 사회주의체제하에서 미약하나마 ‘자본주의시장경제’를 학습, 구현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국무위원장은 새 시대, ‘빅뱅의 판’을 함께 세우고 ‘동북아공존공영’의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한다. 

지난해 7월, 문재인대통령은 ‘新(신)베를린선언’을 통해 남북한의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와 북한의 비핵화 추구,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등 5대 정책과제를 제시한바 있다. 당시에는 꿈같은 이야기로 “남북평화체제를 구축한다면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인들 어떠랴”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민심의 잣대는 그랬다. 올해 초 이에 화답하듯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금은 서로 등을 돌려대고 자기입장을 밝힐 때가 아니며 출로를 과감하게 열어 나가야 한다.”(2018.1.1)라고 신년사에서 발표하였다. 김정은국무위원장도 주변국의 입장과 세계의 변화와 흐름을 인지하고 ‘비핵화와 세계화의 공존’을 지향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은 참으로 다행이다. 남·북한 분단의 역사의 현장인 판문점, 1953년 7월27일 오전10시 휴전협정이 조인된 것이 남·북한 65년 분단시대의 入口(입구)였다면 2018년4월27일 오전10시에 열리는 ‘2018 남북정상회담’이 남북분단시대의 종식을 알리는 出口(출구)의 시작점이 되기를 염원하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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