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선 화재' 외국선원 5명 모두 사망, 이유가…

제주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로 선원 7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가운데 낯선 타국에 돈 벌러온 외국인 선원이 모두 숨져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24일 제주지방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 55분께 제주시 차귀도 남서쪽 108㎞해상에서 추자선적 유자망 어선 S(38t·길이 20.8m·1996년 건조)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선원 구조 및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새벽 1시 30분께(선원 진술) 처음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S호에는 선장 A(37)씨를 포함한 선원 등 9명(한국4, 인도네시아 5)이 타고 있었다.

선원들은 오전 6시와 오전 7시30분 사이 사고 해역 인근에서 조업 중인 어선과 현장에 출동한 해경 경비함정에 의해 모두 구조됐으나 한국인 선원 B(51)씨는 실종됐다.

구조된 선원들은 오전 8시18분께 제주와 목포, 여수 헬기 3대를 이용해 차례로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들은 무사히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치료를 받던 인도네시아 선원 전원과 한국인 선원 1명 등 6명(한국 1, 인도네시아 5)은 끝내 숨지고 선장 C(37·제주시 추자면)씨 등 2명만 목숨을 건졌다.

숨진 선원들의 사망원인은 배를 탈출해 물 속에 장시간(5시간 추정) 잠긴 상태에서 저체온증 및 심정지를 일으켜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에서 유독 외국인 선원 모두가 사망한 이유에 대해 제주해경 관계자는 "아마도 더운 나라에서 살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국 선원보다 찬 물 속에서 오래 버티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해경은 '우선 한국 선원을 구조 및 병원으로 이송하고 외국인 선원은 나중에 조치하면서 외국인 선원만 모두 숨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경비함 단정 인근에 있는 선원들을 차례로 구조했고 헬기 이송과정에서도 위급한 환자로 보이는 선원을 우선 이송했다"며 "한국 사람을 먼저 구조하거나 이송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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