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를 며칠 앞둔 안산시의 열기가 뜨겁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바탕으로 기호1번 후보들의 강세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이지만, 안산만큼은 변수에 의한 이변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시도의원 선거보다는 안산시장 선거에 대한 기대가 특히 더 높은 것 같다.

그 배경에는 세월호와 지역 구도라는 두 가지 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존재한다. 먼저 도심에 있는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추모공원을 건립하는 것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거운 상황에서, 각 후보들은 어느 편에 서는 것이 득표에 유리할지에 대한 계산이 복잡하다. 어차피, 당 지지율에서 많이 밀리는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은 앞서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라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납골당’이니 ‘강아지’니 하는 자극적인 단어들을 사용함으로써 역풍을 맞기도 했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의 안산시장 후보가 세월호를 대하는 자세다. 윤화섭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현 시장과의 대립 구도를 위해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에 반대하는 듯한 애매한 표현으로 일관하다 같은 당 지지자들로부터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며, 본선 후보가 된 후에도 연설을 통해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에 대해 중앙정부에 다시 건의하겠다”고 표현함으로써 ‘당 보다는 표’라는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참고로,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추모공간 조성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현 시장과 안산지역 4명의 위원장들이 공동으로 선택해 발표한 사안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추진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국책사업이기도 하다. 직접 당사자인 안산시민들이 세월호 추모공간에 대해 어떤 표심을 드러낼지가 큰 관심사다.

두 번째 변수는 지역 구도에 의한 투표다.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적폐 중의 적폐인 지역 정치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번 안산시장 선거 또한 여지없이 지역 정치에 의한 병폐가 난무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오랫동안 대립했던 남북관계도 해빙의 분위기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조그마한 땅덩어리를 각 지역별로 나누어 서로 죽자 살자 싸우는 모습은 전혀 미래지향적이지도 않으며 발전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과감히 버리고 가야 할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산은 이러한 지역 정치에 의한 선거 구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안산시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발표되고 있는 후보 주변이 시끄럽다. 그 특유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선거판을 흔들어대는 것을 넘어, 선거 이후 안산시의 인사권과 사업권을 쥐고 흔들 것이라는 불안한 목소리들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벌써부터 싸움에서 이긴 점령군인 듯 행동한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는 특정 지역을 제외한 지역의 향우회 사람들이 상대 후보의 사무실로 몰려가 지지를 선언하는 모습에서 잘 드러난다. 결국, 특정 지역 사람들과 그곳 출신이 아닌 사람들의 대립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안산시를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안산은 특정 지역 사람들만 모여 사는 곳이 아니며, 그 지역 출신이 시장이 되었다고 해서, 시장과 고향이 같은 사람들이 모두 권력을 지는 것도 아니다. 내고향 사람이 시장이 됐다면 축하하고 잘 하길 기도하면 되는 것이지, 내가 나서서 뭔가를 해야 하고 또 얻어가야 한다면, 그것은 손가락질 받아 마땅한 적폐일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분명히 말하지만, 안산은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