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공연 문화의 선두주자로 도약

(대구=김헌자 기자) 아시아 공연 문화의 선두주자 대구콘서트하우스가 2018년 11월 재개관 5주년을 맞는다. 대구, 경북 최대의 공연장이었던 대구시민회관 시절부터 40년간 대구의 공연문화를 선도해왔던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시민의 품에서 세계를 넘보기까지, 재개관을 거쳐 눈부시게 성장한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지난 4년을 함께 되돌아본다.

■ 다채로운 기획공연, ‘모두의 클래식’을 꿈꾸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넓은 공연 스펙트럼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클래식의 흐름에서 지역 음악의 향연까지, 관객 개발부터 연주자 양성까지, 그리고 관객의 눈높이를 고려한 공연까지 다양한 계층과 연령을 아우르는 ‘모두의 클래식’으로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오늘도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한달 동안 세계 명문 교향악단들의 웅장한 연주에 취할 수 있는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 전 세계 현대음악의 흐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대구국제현대음악제, 세계 전자음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전자음악 올림픽’ 국제전자음악컨퍼런스(ICMC),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대구콘서트하우스를 찾아오는 연주자와 오케스트라 등의 공연은 대구를 국제 음악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음반과 영상으로만 만날 수 있던 세계적인 연주자의 무대가 펼쳐지는 명연주시리즈, 실내악 전문홀에서 거장의 깊이를 고찰해보는 인사이트시리즈, 일주일간 한 연주자가 다양한 역할로 분하며 열정적인 음악세계를 보여주는 원 위크 페스티벌 등은 국내 공연계의 굵직한 흐름 또한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을 대표하는 시인, 작곡가, 성악가 등 예술인들이 화합하여 우리 가곡의 맥을 이어나가는 예술가곡회, 클래식 강국의 음악을 지역 예술가들의 열정으로 재현해내는 챔버홀시리즈, 지역 내 신진 예술가를 발굴하고 우수한 음악가들에게 무대 기회를 선사하는 아름다운 화요일로 지역예술을 진흥하고자 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어른은 물론 어린이 관객들도 클래식 음악을 편하게 여길 수 있도록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춰 동요, 동화 등을 가미한 키즈클래식도 마련해왔다. 클래식 초심자들이 쉽게 클래식 음악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전형적인 공연장과 클래식 음악을 탈피한 로비음악회, 광장콘서트, 옥상콘서트와 강연과 실제 연주로 아는 만큼 더 들리는 음악을 만들어주는 렉쳐콘서트 런클래식으로 관객 개발을 통한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꾀하기도 하였다. 

또한 전국의 다국적 청년 음악가들이 세계를 호령하는 지휘자 그리고 명문 교향악단 단원들과의 일주일간 합숙과 연습을 통해 진정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거듭나는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는 관객만이 아니라 연주자도 육성하고 발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이처럼 전문 연주자에게만 주어졌던 공연의 기회는 봄의 합창, 드림음악회 등을 통해 생활 음악인들에게도 주어지며 우리 삶 주변의 음악을 더욱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찾아가는 음악회, 오케스트라 특공대 등은 곳곳에 빈틈없이 음악을 전달하였고, 문화회식과 스쿨콘서트를 통해 일과에 지친 학생과 직장인이 클래식으로 한 박자 쉬어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대구시립교향악단 유럽순회공연 (베를린 필하모닉홀)

■ 창작의 새 지평을 여는 대구콘서트하우스

정통 클래식 연주에만 안주하지 않는 대구콘서트하우스는 고전을 탈피한 신선한 작품들을 관객에게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창작의 끈을 놓지 않는 지역 작곡가들의 작품을 주목하는 것이다. 

매달 정기연주회를 갖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은 본 공연 서곡으로 지역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며 시민들에게 창작 음악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작곡가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뉴 사운드 오브 대구에서는 전형적인 악기에 머무르지 않고 다매체 악기를 도입한 곡, 지역의 정서를 반영한 곡, 우리 곡조와 클래식을 결합시킨 곡 등을 선보이며 창작의 외연을 넓힘과 동시에 시대를 반영하며 음악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음악사에 길이 남을 국내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작품을 해설과 함께 연주로 들어보는 네오클래식을 통해 관객은 수준 높은 창작음악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중견 작곡가들의 의미 있는 작품을 되돌아보고 차세대 작곡가들의 새로운 시도를 조명하는 순간을 통해 대구콘서트하우스는 보다 풍성하고 독보적인 음악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하고 있다.

베를린필 12첼리스트

■ 대구를 넘어 세계로! 대구시립교향악단, 대구시립합창단

대구콘서트하우스에는 든든한 두 어깨가 있다. 바로 대구시립교향악단과 대구시립합창단이다. 시민들의 성원과 사랑으로 대구를 넘어 세계적 수준으로 거듭난 두 단체는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음악적 역량을 한층 더 두텁게 만들고 있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은 2014년부터 상임지휘자이자 음악감독인 줄리안 코바체프와 함께 하고 있다. 세계적인 지휘자 폰 카라얀의 제자인 그는 뛰어난 곡 표현능력과 풍부한 레퍼토리를 자랑하며 대구에 클래식 돌풍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코바체프와 함께 내실을 다진 오케스트라는 뛰어난 음향을 바탕으로 정기연주회마다 전석 매진의 신화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인기는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2016년 첫 유럽 순회공연을 성사한 대구시립교향악단은 꿈의 공연장이라고 불리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홀,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 오스트리아 빈 뮤직 페어라인 골든 홀 등에서 공연을 펼치며 유럽 내 교향악단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였다. 또한 음악의 본고장에서 대구 출신 작곡가의 음악으로 객석을 채우며 공연문화도시 대구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기도 하였다. 

대구시립합창단의 약진 역시 고무적이다. 창단 이래 처음으로 2017년 미국 공연에 나선 대구시립합창단은 뉴욕 링컨센터 앨리스 튤리홀, 필라델피아 트리니티 에반젤리컨 루터란 처치 등에서 브람스의 가곡과 북유럽 합창곡 그리고 향수를 자극하는 우리 민요와 창작 가곡을 부르며 한국 합창의 아름다움을 선보였다. 

그리고 유행과 시대를 초월해 전 세대가 사랑하는 가수 김광석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공연 ‘김광석의 노래, 클래식으로 만나다’를 내놓으며 대중가요와 오케스트라, 합창의 결합을 만들어냈다. 대중성과 흥행성, 음악성과 실험성을 모두 가져가려는 꾸준한 시도와 노력 끝에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은 대구시립교향악단과 대구시립합창단은 오늘날 대구 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 

대구시립합창단 미국순회공연 (뉴욕링컨센터 앨리스튤리홀)

■ 숫자로 보는 대구콘서트하우스

재개관 초부터 대구콘서트하우스는 남달랐다. 2013년 11월에 다시 문을 연 후 이듬해 상반기까지 40여건 이상의 기획공연을 올리며 그해 대구에서 가장 바쁜 공연장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5년에는 다채로운 기획공연을 무기로 재개관 1년여 만에 무려 132건의 기획 공연을 올리며 대구는 물론 전국 수준 음악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공연 건수, 가동률 부분에서도 전국 공연장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2017년 기준 전국 공연장들이 평균 14.6건, 수도권의 경우 13.1건의 공연을 기획하는 반면,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순수 기획공연 95건, 소속예술단체와 월드오케스트라를 포함해 167건의 공연을 펼치며 전국 수준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심지어 연간 공연일수, 준비기간까지 포함하는 공연 프로그램 가동률에서도 전국 평균은 51.4%, 수도권은 63.2%를 보이나 대구콘서트하우스는 66%(그랜드홀 61%, 챔버홀 71%)로 가동률에서도 우위를 드러냈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관객 수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5년부터 최근 3년간 대구콘서트하우스의 관객은 2015년 109,133명, 2016년 120,870명, 2017년 137,013명으로 매년 약 10%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연간 다양한 성격을 공연들을 선보이면서 그동안 양질의 클래식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잠재된 수요가 점차 충족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모스크바 필하모닉(협연 Vn 세르게이 크릴로프)

■ 월드 클래스 공연장, 세계 속의 대구를 주목하라

2016년 한 건축음향전문가가 5년간 전 세계의 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홀을 둘러본 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공연장 80곳을 선정했다.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영광인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 허바우,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홀, 영국의 로열 앨버트홀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대구콘서트하우스도 예술의전당, 고양아람누리와 함께 리스트에 오르며 세계적인 공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였다. 

이처럼 대구콘서트하우스가 높은 수준의 음향시설을 갖추게 된 전환점은 바로 재개관이었다. 1975년에 설립된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전신 대구시민회관은 시설 노후화 개선, 그리고 클래식 전문 공연장으로의 도약을 위해 리노베이션을 거쳤다. 새롭게 개선된 공연장은 변형 슈박스의 형태로 음향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소음을 차단하였으며 풍부한 공간감과 적당한 잔향으로 우수한 음질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전보다 관객과 연주자 사이의 거리를 좁혀 시청각적인 생동감을 제공함으로써 공연에 대한 몰입이 높아졌다. 

대구콘서트하우스의 뛰어난 음향을 맛본 세계 유수의 톱연주자들과 오케스트라들은 가장 선호하는 공연장 중 하나로 대구콘서트하우스를 꼽고 있다. 그리고 소속예술단체의 실력 또한 일취월장하며 세계적인 무대도 거뜬히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훌륭한 음향에 탄력을 받은 대구콘서트하우스는 매 시즌 새로운 기획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승부하는 기획공연 역시 잇따른 만원사례를 기록하면서, 공연장 특성화를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급부상하였다. 

연간 13만 명의 관객을 맞이하고 있는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자체 기획공연으로는 국내에서 최다를 자랑하며 세계적 수준의 공연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외국 클래식 공연장의 몇 백 년 역사에 뒤지지 않는 굵직한 성과로 대구를 넘어 전국, 아시아의 공연 흐름을 주도하는 음악당으로 활약하며 대구 시민의 자부심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대구콘서트하우스 이형근 관장은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음악에 대한 시민들의 성원과 사랑에 힘입어 2017년 유네스코 창의 음악도시의 중심에 대구를 이끌며 세계 음악의 포커스를 대구에 집중시켰다. 대구를 넘어 아시아 음악 허브로서의 위상을 뽐내는 대구콘서트하우스, 돌아본 4년의 시간만큼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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