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 독서·토론·글쓰기 창작 활동 몰입
소수민족, 현지인들과 문화교류 ‘큰 호응’

(전남=조승원 기자) 전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이 운영하는 시베리아횡단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열차학교)가 블라보스톡에서 시작된 4일간의 대장정 끝에 4일 오후 이르쿠츠크에 도착했다.

이르쿠츠크 시내에서 학생들은 러시아 소수민족 및 현지 시민들과 문화교류활동을 전개하는 등 왕성한 대장정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 1일 연해주에서 역사탐방과 봉사활동을 마치고 시베리아횡단열차에 몸을 실은 학생들은 비좁은 열차 속에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

‘고난의 길, 공존의 길’을 주제로 운영된 이번 횡단열차구간에서는 윤동주 백일장을 비롯해 I-brand 책쓰기, 토론활동 등 다채로운 활동이 이뤄졌다.

흔들리는 열차 안에서 학생들은 이른 시간에 일어나 간편식을 챙겨먹은 후, 오전에는 I-Brand 책쓰기를 하고 오후에는 몽골에서 진행할 토론활동의 사전 활동에 해당하는 논제 찾기 토론에 돌입했다. 때로는 토론과정에서 논리 대결을 펼치고, 때로는 초고쓰기를 위한 아이디어를 나누며 친구들과 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을 공유했다. 

3일 열차에서의 마지막 밤에는 초원의 크고 작은 등성이 사이로 유려하게 흐르는 아무르강 지류와 자작나무숲을 지나치며 윤동주백일장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각자 창작시나 모방시를 지어 낭독했다. 반 친구들이 직접 반별 우수작을 정해 결선에 올린 시들 중 윤동주의 시세계와 소통한 10편의 최종 우수작이 선정됐다. 

수상자 중 한 명인 김도현(목포덕인고, 1학년) 학생은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에 학생다운 위트를 담아 책쓰기에 충실하지 못했던 지난 몇 달을 반성하며 ‘흑연가루 묻은 초고노트에 펜 자국이 남아있는 것은 어느 게으름의 흔적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라고 썼다. 자신의 언어로 성찰을 담아낸 것이 호평을 받았다. 

중국 용정 윤동주 생가를 직접 방문하고 시인의 27년 짧은 삶이 응집된 시의 힘을 체감한 학생들에게 이 시간은 시 창작을 통해 다시 한번 시인의 세계관과 만나는 뜻 깊은 기회가 되었다. 

4일 ‘시베리아의 파리’로 불리는 이르쿠츠크역에 도착한 학생들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의 무대가 되었던 ‘12월 혁명가(데카브리스트)기념관’을 찾아 러시아 문학의 진수를 체험했다.

학생들은 이어 알렉산더 3세 광장에 모여 러시아 소수민족들과 문화교류 시간을 가졌다. 코자크 병사들의 춤 등 소수민족들의 이채로운 민속 공연에 학생들은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주말을 맞아 광장을 찾은 이곳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에서 가져간 오방색 천과 현지 자작나무를 활용한 단심 줄꼬기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열차학교 남지현(목포정명여고 1학년), 조미주(광양여고 1학년) 학생이 선보인 민요를 시작으로, 플룻과 리코더 연주, 태권무, K-Pop 퍼포먼스로 이어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열차학교는 바이칼 생태탐방을 마친 후 6일 이르쿠츠크역에서 몽골 울란바토르까지 가는 횡단열차에 탑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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