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보훈지청 보훈복지사 유혜란

평균 기대수명이 82.4세로 선진국 못지않은 장수국가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노인인구는 2000년에 7.2%로 ‘고령화사회’에 진입 한 후 2017년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하였으며, 2026년에는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야말로 유례없는 노인인구의 폭발적 증가다. 

이러한 환경적 변화에 맞게 국가보훈처에서는 2007년부터 고령 국가유공자 중 퇴행성 또는 만성질환 등으로 거동이 불편하여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가족으로부터 적절한 수발을 받지 못하거나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BOVIS(Benefit of Visiting Service 찾아가는 서비스) 즉 재가복지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는 복권위원회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아 독거 및 복합질환 참전유공자 개개인의 복지욕구에 맞게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경기남부보훈지청에서는 4명의 보훈복지사와 63명의 보훈섬김이가 660여명의 고령 국가유공자 가정을 방문하여 가사활동 지원, 말벗·안부확인 등 정서지원, 건강관리 지원 등 재가복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더불어 지역사회 복지시설이나 자원봉사단체, 기업체 등과 반찬지원, 계기별 위문, 생필품 지원, 여가지원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연계하여 펼치고 있다. 

얼마 전 86세의 무공수훈자 정oo어르신댁을 방문했다. 부부가 평생을 자녀없이 외롭게 살아오셨다고 하셨다. 노부부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화분에 꽂혀있는 쪽지가 눈에 들어왔다. 

“어머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배 아파 낳은 딸은 아니지만 마음으로 이어주는 자식이라 여기시고 언제나 의지하며 살아요.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항상 서로 사랑하며 살아요. 어머님, 사랑합니다.”

생신을 적적하게 보낼 어르신을 생각해서 보훈섬김이가 화분과 편지를 가져왔고, 매년 잊지 않고 생신을 챙겨주는 이는 보훈섬김이 뿐이라 하셨다. 어르신에겐 섬김이가 자식이라며 눈물을 훔치시는 모습에 보훈섬김이가 가족보다 더 가까이 어르신들의 곁에서 손과 발이 되어드림은 물론, 상처 입은 마음까지 세심하게 보듬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큰 감동을 받았다. 

국가유공자가 안전하고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내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지원도 절실히 필요하다 할 것이다. 어려웠던 시기에 국가를 위한 희생과 공헌이 헛되지 않았다는 자긍심을 가지실 수 있도록 명예롭게 해드리는 것은 국민으로 당연한 도리고 은혜를 갚은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자유는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닌 조국의 독립과 국가 수호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잊지 않으며,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정성어린 예우를 해드리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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