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영 大記者

우리 모두가 그토록 아끼고 존경하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도 부부싸움을 많이 했다고 한다. 

고대의 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나 대문호 톨스토이 그리고 극작가 셰익스피어 등 수많은 역사의 거성들이 부부 생활에는 실패를 했다고 한다. 그들이 누구만 못해서 쓰디쓴 잔을 마셨을까?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가정이 흔들리고 깨어지고 있다. 특히 우러러 존경할 만한 분들이 부부생활이 원만치 못한 것을 얼마든지 볼 수가 있다. 부부생활이란 참으로 묘한 것 같다. 얕잡아 보다가는 많은 이들이 고배를 마시고 있는 것이다. 사실 누구나 부부 생활이 원만하기를 바라지만 세상에서 어려운 일 중의 하나가 이 문제인 것 같다. 

부부는 한 몸이라고 하지만 지켜야 할선이 너무도 많고 어려우면 첩첩산중처럼 느껴진다. 세상살이가 그렇고, 특히 촌수가 없는 부모와 자식 간에도 그러하고 사회생활도 몹시 어렵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고 한 것처럼 사람의 마음이란 들여다보기가 어렵고 따라서 마음이 맞기란 참으로 어렵고 까다롭기 그지없다. 우리는 날마다 많은 이웃을 만난다. 푹 파인 주름살, 파뿌리처럼 희어져 가는 머리카락을 보면서 저들이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한쪽을 이끌어가기에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하고 깊은 생각에 빠지곤 한다.

가족을 이끌어 나가고 화목하게 되기란 말로도 안 되고, 지식으로도 안 되고, 돈으로도 안 되고, 고급 주택이나 승용차로도 안 되는 것이다. 만사가 사랑으로 해결된다고 하지만 연약한 인생이라 하고 많은 나날 속에서의 고행을 치르노라면 계속 사랑의 화신이 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수백 명 수천 명을 통솔 지휘하고 호령할 수 있어도 몇 명되지 않는 가족을 이상적으로 이끌어 가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쫓기듯 생활에 취하여 만사를 체념한 듯 살아가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외로 배운 것도 별로 신통치 않고 별 볼이 없어 보이는 서민층에서는 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화목하면서 가정생활이 따뜻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보면 부부관계가 돈이나 직위나 지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임을 우리는 보고 또 경험하게 된다. 

입에 풀칠하기 바쁜 노동자들이나 시장에서 입이 타도록 떠들어야 얼마의 수입을 버는 보따리 장사꾼들이 오히려 화목하게 별 탈 없이 살아가는 것이다.

부잣집에서 살찐 소를 잡아먹으면서 서로 다투며 살아가는 것보다 초옥에서 나물밥을 먹고 살아도 서로 불쌍히 여기며 화목하게 사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 기억난다.

상대를 나보다 낫게 여기고 존경하기를 먼저하고 상대의 유익을 먼저 생각하며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며 끊임없이 이해하고 관용하고 용서하면서 살아간다면 무슨 일이 있으랴. 참으로 속절없는 연약한 인간이라 이해와 관용이 없다면 이보다 더 무서운 지옥이 어디 있겠는가.

삶의 비결이 수학공식처럼 똑 떨어져 나올 수는 없지만 그저

서로 이해하고 조용조용히 속삭이듯 의논하고 타협하면서 맞추어 살아가야 한다.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이 용서보다 더 좋은 선물이 없을 것이며 이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개성이나 주장을 너무 나타내지 말고 상대에게 맞추어 줄줄 안다면 시비나 다툼도 힘을 잃고 말 것이다.

서로의 생각과 주관을 조화시켜 쌍방 간의 공약수를 발견해 나갈 때 삶의 재미도 더해 질 것이다. 

대성인 석가모니도 부르짖기를 “ 하늘이여, 나의 언행에 잘못이 많습니다.”라고 반성했거늘 우리 모두 용서하기도 하고 받기도 할 수 있는 죄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보다 못한 존재가 세상에 단 어디 있겠는가. 

못난 자신을 낮추고 서로 양보하면서 서로 맞추어 가면서 불쌍히 여기며 살아가노라면 고달픈 인생길에 낭만도 희망도 행복도 찾아 올 것이다. 가정은 내가 기쁠 때 진심으로 함께 기뻐하고 어려울 때 한 마음으로 아파하고 힘들 때 의지가 되며 서로 힘든 짐을 덜어 주고 위로와 상처와 치유를 얻을 수 있는 낙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여러 가지 스트레스 원이 증가하고 가치관이 변질 되면서 생활의 밑동이 흔들리고 있다. 가족 간의 스트레스는 경우에 따라서 외부에서 오는 스트레스 보다 더욱 치명적일 수도 있다. 

부부간의 갈등이나 불화로 인한 스트레스는 매일 가족들과 접하기 때문에 위에 언급한 스트레스 기전을 상시적 . 지속적으로 가동시킬 확률이 놓다. 그로 인해 인간의 영혼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욱 피폐해질 뿐 아니라 신체는 병리적 스트레스기전에 계속 노출되어 심각한 허약 증세를 유발한다.

이런 가족 간의 스트레스로 나타나는 질환이 우리가 흔히 “화(火)병” 이라 일컫는 병이다. 이로 인하여 나타나는 증상 중에 우울증이나 노이로제, 강박증, 그리고 안면홍조, 조울증, 고혈압, 당뇨, 관절염, 만성적 소화불량 및 위궤양 등이 있으며, 이러한 스트레스의 강도가 심화하면 각종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부부간의 스트레스로 인한 “화병”을 다스릴 방법은 없을까? 가장 좋은 해법은 상호간의 대화와 조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는 가운데 서로 용납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 수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화병은 그러한 상호조절이 불가능한 한계에서 발병하기에 참으로 어렵다. 무엇보다도 상대에게 바라는 기대치를 낮추어 눈높이를 맞추어야한다. 위의 조건들이 형성되면 상호마찰원인을 대화와 의견 교환을 통해서 조율 하는 것이다.

이 때 주의할 것은 일방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거나 희생하지 않는 것이다. 쌍방 간에 같은 태도가 요구된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 싫은 것과 좋은 것을 주지시켜 상대방이 무리한 기대나 요구를 하지 않게 사전에 작업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으로 개선되지 않을 상대이거나 경우라면 서로를 아는 중립적인 “ 제3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상담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억압된 감정을 풀어내야 한다. 

사심 없는 봉사활동을 통해서 억압된 화병의 에너지를 승화시킨다. 운동이나 여행, 친구간의 교제 등을 통해서 억압된 화병의 에너지를 배설한다. 그 외 화병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심호흡, 차 마시기, 적당한 취미활동도 좋다. 이러한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고 신체적 증상을 동반할 경우에는 전문적인 치료를 권한다. 걸리면 넘어지고 부딪치면 헤어지는 약하기 짝이 없는 우리 인생들을 서로가 불쌍히 여기고 화목과 믿음과 사랑으로 인생을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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