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일상의 공간으로 떠나는 열흘간의 여행

하회별신굿탈놀이

(안동=백운석 기자) 비일상의 공간으로 떠나는 열흘간의 여행 첫날, 7만 2천여 명의 인원이 탈춤축제장과 하회마을, 올해 처음으로 설치된 부잔교 등 축제가 펼쳐지는 안동시내 곳곳에서 비일상의 즐거움을 느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시도된 함께 탈을 쓰는 개막식 퍼포먼스는 탈과 탈춤이 가진 본래의 목적에 맞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함께하는 대동의 퍼포먼스로 열흘간의 여행의 첫 단추를 채웠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무대와 객석이 함께 어우러지는 영상과 특수효과, 지역의 학생들이 한 달간의 연습을 통해 완벽한 공연을 펼쳐 보인 탈놀이단 야즈아의 주제공연은 지역의 문화 발전은 물론 모두를 하나로 만들어내는 축제의 기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개막식의 백미 탈놀이 대동난장은 비탈민 댄스를 배운 안동시민, 해외 공연단, 관광객, 축제를 찾은 외교사절단 등 개막식에 참여한 모든 참여자들을 하나로 만드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그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진행된 축제에 대한 높은 우려 속에서도 역대 최대 인원이 모이면서 축제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또한, 북문시장까지 축제 무대 확장, 안동시민이 만들어 가는 진정한 축제의 난장인 비탈민 난장, 축제장에 방문하기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 한국과 태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국제축제로의 도약을 위해 진행하는 태국 문화의 날, 부잔교 설치를 통한 관광객 유입 동선 확보 등의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열흘간의 여행이 준비된 안동, 비일상의 공간으로 떠날 여행이 준비된 많은 여행객들이 안동을 주목하고 있다.  

탈놀이단 야즈아

◆ 탈춤축제 마스코트 탈놀이단‘야즈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마스코트인 탈놀이단, 매년 축제 주제에 맞춘 의상과 탈, 그리고 K-POP이 함께하는 화려함으로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탈놀이단은 ‘야즈아’라는 이름으로 축제장을 누비고 있다.

문의 신이자, 시작의 신인 야누스가 열어주는 비일상의 축제 현장을 만들어 가겠다는 콘셉트로 야누스의‘야’와 앞으로 나가자는 뜻인 가즈아를 결합한‘야즈아’는 지역 내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등 40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9월 한 달 동안 맹연습을 거쳐 축제 기간 원도심과 축제장을 화려한 춤과 열정으로 수놓고 있다. 

탈놀이단 야즈아는 지난 4월 27일 제56회 경북도민체육대회에서 안동시를 대표해 개회식 입장에 참여하고, 5월 5일에는 2018컬러풀대구페스티벌에서 거리 퍼레이드를 통해 탈춤축제를 홍보했다. 9월 23일에는 안동 기차역에서 귀성객을 맞이하며 탈춤축제의 신명을 알렸다. 이 밖에도 내나라여행박람회, 하나투어여행박람회 등 각종 박람회에서도 안동을 대표하는 공연단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탈춤축제의 마스코트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탈놀이단은 앞으로도 지역 내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축제의 새로운 커뮤니티로 왕성한 활동을 펼쳐 보일 예정이다.

탈놀이 대동난장

◆ 1,000여명의 안동시민이 만들어 가는 비탈민 난장
 
탈과 탈춤은 함께 어우러지는 대동난장을 통해 비일상의 즐거움을 느끼고 일상의 에너지를 얻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탈을 쓰고 함께 즐기는 대동난장 프로그램 운영과 다양한 창작 탈공연을 통해 탈과 탈춤이 가진 축제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탈춤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안동시민 1,000여 명의 비탈민 난장은 탈을 기반으로 한 2년간의 시민교육과 원도심 중앙에서 이뤄지는 탈놀이 대동난장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9월 30일(일) 낮 2시 시내 중심 140m 규모로 펼쳐진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지역문화컨설팅사업을 통해 개발된 비탈민(비타민과 탈의 조합) 댄스를 시민교육을 통해 이번 대규모 난장을 벌이게 됐다. 

한편, 올해 축제의 경우 안동구시장, 중앙신시장, 용상시장, 북문시장, 문화의거리 등 원도심 곳곳에서 버스킹, 마술, 마스크버스킹대회 등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축제장에서 원도심으로 이어지는 관광객 동선을 확보해 참여 공간 확대 등으로 축제를 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마지브라 민속춤 공연

◆ 지역이 만들어 세계인이 소비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축제 3일차를 맞아 열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탈춤공연장과 경연무대, 마당무대 등 3곳의 축제장과 문화의거리와 북문시장 등 원도심 4곳에서 공연을 연출하고 운영하는 축제연출인력의 활동이 눈에 띈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매년 지역의 청년들로 구성된 약 30명의 연출인력이 개막식 연출, 탈놀이단 운영, 개별 무대 연출, 전문 MC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축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내 뮤지컬 연출, 타지역 축제 연출, 극단 활동 등의 문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토대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지역이 만들어 세계인이 소비하는 축제라는 타이틀과 함께 지역의 청년들이 문화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는 ‘축제를 통한 문화인큐베이팅’은 축제의 공연문화 기반과 미래의 기획자 양성, 지역이 중심이 되는 축제 기획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탈춤축제를 기반으로 지역의 문화가 동반 성장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는 연출 인력 외에도 탈놀이 강사, 탈놀이단 활동을 통한 지역 문화 인력 양성, 비지정탈춤 공연 배치를 통한 탈춤 전승 기회 제공, 자유참가작 공연 배치를 통한 지역 문화 전승력 강화 등 다양한 문화인큐베이팅 기능을 담당함으로써 안동이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성장하는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마당극 뺑파전

◆ 마당극 ‘뺑파전’, ‘광대, 걸’

탈춤공연장에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고전소설 심청전을 모티브로 한 마당극 ‘뺑파전’이 9월 30일 오전 11시30분부터 탈춤공연장에서 열린다. 선보이며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진한 웃음을 전하고 있다. 

고전소설 심청전의 판소리를 토대로 해학과 구수한 사투리를 섞어 관광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게 되는 ‘뺑파전’은 심봉사와 뺑덕어미가 만나는 1마당을 시작으로 2마당 어화 둥둥 내 아기 등 총 7마당으로 구성돼 있다. 

이어 10월 2일과 3일 양일간 무대에 오를 마당극‘광대, 걸’은 성주 한개마을에서 전승되는 광대놀이와 설화를 바탕으로 재현한 마당극이다. 실제로 과거시험과 같은 시기에 한양 곳곳에서 치러졌던 ‘광대 오디션’의 연극적 재현을 통해 재미를 더했다. 특히 광대를 선발하는 오디션을 재현함에 따라 어름(땅줄타기), 열두발상모, 버나돌리기 등 다양한 어릿광대들의 화려한 몸짓을 만날 수 있다.

마당극과 탈춤은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마당형 공연이라는 점에서 많은 공통점을 지닌다. 

또한 시대적 갈등과 민중적 애환을 극 속에 담아냈다는 점에서도 큰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공연관람무대인 탈춤공연장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탈춤과 해외공연, 마당극,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이 매일 5회 ~ 7회 개최됨으로써 탈과 탈춤을 기반으로 한 공연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시장놀이패 시장가면

◆ 경상북도무형문화재 제7호 안동놋다리밟기

안동놋다리밟기보존회에서는 9월 30일(일) 오후 5시30분부터 탈춤공원 경연무대 앞에서 경상북도무형문화재 제7호 안동놋다리밟기를 시연한다.

안동을 대표하는 남성들의 대동놀이가 차전놀이라면 잔잔하면서도 그 역사가 깊고 아름다운 안동사람들의 충성심을 배경으로 한 여성들의 대동놀이 놋다리밟기가 있다.

놋다리밟기는 안동지방에서 작은 보름날이나 대보름날 마을 중심으로 부녀자들이 동부와 서부로 갈라 놀았던 안동의 대표적인 여성대동놀이다. 동교(銅橋), 기와밟기, 인다리(人橋)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14~15세의 소녀로부터 중년 부인에 이르기까지 거의 200여 명의 부녀자들이 참가하는 대동놀이로, 안동시내와 임하면의 금소리, 임동면의 중평리 등에서 성행했다고 한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안동지방 풍속에는 동네 여자들이 모두 떼를 지어 성 밖에 나가서 모두 엎드려 줄을 짓는데 앞뒤가 연결되어 끝없이 잇는다. 어린 소녀 한 명을 엎드린 사람들의 등 위로 걸어가게 하고, 좌우에서 그녀를 부축하여 서로 소리를 주고받으면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마치 다리 밟는 놀이 같다. 이때 아이가 먼저 “이것이 무슨 다리요?” 하고 소리쳐 물으면, 엎드린 사람들이 일제히 “청계산 놋다리요!” 라고 대답한다. 길을 따라 동쪽 혹은 서쪽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 밤이 샌 후에야 그만 둔다.’고 되어 있음을 볼 때 옛날에도 놋다리밟기는 부녀자들의 민속으로 계속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1361년 고려 공민왕은 홍건적의 난을 피해 광주, 충주를 거쳐 안동으로 몽진해 약 4개월 동안 머물게 된다.

공민왕 일행이 안동에 들어올 때는 초겨울이었는데, 소야천(솟밤다리)에 다다라 다리가 없는 큰 내를 건너기 위해 왕과 노국공주(왕후)는 신발을 벗어야 했다. 이를 딱하게 여긴 주민들이 너도 나도 나와서 허리를 굽혀 다리를 만들고 노국공주가 등을 밟고 건너도록 했다.

이후 안동에는 ‘놋다리밟기’놀이가 시작됐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왕과 공주의 고되고 지루한 피난생활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기 위해 주민들이 이 놀이를 창안해 냈다고도 한다.

어쨌든 놋다리밟기는 공민왕의 안동 몽진으로 생겨난 민속놀이라 추정된다.

공민왕은 안동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안동은 삼태사가 왕건을 도와 고려 개국공신으로 인연을 맺은 이후 중앙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기도 하지만, 고려 말 국난을 당해 피난길에 오른 공민왕이 경기도 광주, 충주 등 가는 곳마다 배척을 당했지만 안동은 그를 따뜻이 맞아주고 임시수도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와 맺은 인연은 몇 가지의 유물과, 무속, 설화, 민속놀이 등으로 곳곳에 남아있다.

태사묘에 있는 삼공신 유물, 영호루 현판, 안동도호부 관아의 ‘안동웅부’라는 현판휘호를 남겼으며, 풍산읍 수곡리의 국신당, 하회마을의 국신당, 용상동의 여랑당, 왕모산의 왕모당과 산성, 청량산의 딸당, 이 밖에 도산면 원천리, 가송리 등에 신당이 산재해 있다. 그리고 놋다리밟기라는 민속으로 아직까지 그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민속축제 초기부터 시연해 왔으며, 1996년 제26회 대회까지 안동여고와 경안여상고 학생들이 번갈아 시연해 오다가 27회 대회부터 놋다리밟기보존회에서 회원들이 시연하고 있다. 1984년 안동놋다리밟기보존회가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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