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휴대전화 30년 발자취 한눈에

(여주=고덕영 기자) 여주시립 폰박물관이 11월15일(목)부터 ‘추격자에서 선도자로(from the Fast Follower to the FirstMover)’라는 주제로 ‘대한민국 휴대전화 30년의 발자취 특별기획전’을 연다. 

휴대전화는 우리 생활 전반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미래에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세계 어디에서도 그 역사를 다룬 전시회는 열린 적이 없다. 

폰박물관 상설 전시관에서는 세계 휴대전화 역사를, 기획전시관에서는 한국 휴대전화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최초 워키토키, 최초 스마트폰, 최초 카메라폰, 최초 TV폰 등 휴대전화 역사에 길이 남을 폰과 희귀 폰이 망라되어 질과 양에서 조금도 손색이 없다. 하루 종일 쓰면서도 몰랐던 휴대전화의 역사를 유물과 해설을 통해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 전시의 첫 번째 섹션은 ‘한국은 어떻게 선도자가 되었나’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의 선도자로 올라서는 데 전환점이 된 일곱 가지 사건을 통해 한국 휴대전화 30년 역사를 최초로 정리했다. 세 번째 섹션인 ‘스마트폰 24년의 발자취’는 세계를 통틀어 처음 선보이는 스마트폰 역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길이 48m 벽면에 한국에서 생산된 무선호출기(삐삐), 피처폰, 스마트폰을 모두 전시한 거대한 개방형 수장고는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낼 야심찬 전시물이다. 관람객은 자기가 썼던 삐삐와 피처폰ㆍ스마트폰을 박물관에서 찾아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폰박물관은 2008년 1월 개관한 이래 10년째 세계에서 유일한 휴대전화 전문 박물관으로서 역사관·주제관·가족관·스마트폰관에 전세계 휴대전화 4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1988년 7월1일 휴대전화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을 때 우리나라는 국산 휴대전화가 없어서 미국 모토로라와 영국 테크노폰의 휴대전화를 수입해 썼다. 삼성전자가 모토로라의 다이나택 8000X를 뜯어보고 모방해 만든 SH-100 휴대전화를 9월17일 서울올림픽 개막식 때 IOC위원 47명에게 선보인 후 이듬해 소비자에게 판매한 것이 국산 휴대전화의 시작이다. 

이렇게 추격자로 첫걸음을 내디딘 지 올해로 30년. 이제 대한민국은 기술 1등, 시장점유율 1등의 선도자 자리를 6년째 지켜내고 있다.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고, 스마트폰이 디지털 컨버전스 환경의 중심에 선 지금 대한민국의 휴대전화 30년 역사는 국가적으로 기념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아야 할 뜻깊은 일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IT산업과 휴대전화 산업은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도전에 직면했다. 외국 제품이 국내 시장을 거의 장악한 상태에서 기술이 없어 남의 것을 베끼다시피 휴대전화를 만들었던 우리가 세계 정상으로 올라서기까지 지난(至難)했던 과정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은 이 시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지능정보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4차 산업혁명에서 우리가 정보통신 분야의 주도권을 놓지 않고 스마트폰 제조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의 명운(命運)이 달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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