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보훈청 총무과 안소영

작년 방영되었던 ‘시카고 타자기’라는 드라마에서 조선총독부가 사라진 광화문을 바라보던 주인공은 “수많은 젊음이 별처럼 사라졌는데, 해냈네요. 우리가.”라고 말한다.

그러자 다른 주인공이 이와 같이 대답한다. “고생했어. 당신들이 바친 청춘 덕분에 우리가 이러고 살아. 그 때 바쳐진    청춘들에게 전해줘, 고생했다고. 이 만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말의 의미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이처럼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쳤던 분들을 위하여 많은 추모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11월 11일,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청춘이 있다. 바로 6·25전쟁 당시 세계 평화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젊음을 바친 유엔 참전 용사들이다. 

그들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국가, 누구인지 알지도 못하는 국민을 위해 유엔군이라는 이름으로 6·25전쟁에 참전하였다. 4만 명이 넘는 청춘들이 이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고, 그 중에 2천 300여구의 유해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어 있다. 국군과 더불어 이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있다.

‘Turn Toward Busan' 국제 추모식은 이러한 유엔 참전 용사들을 위하여 1분간 추모 묵념을 올리자는 빈센트 커트니씨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현재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21개국에서 11월 11일 11시, 부산을 향해 1분간 묵념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추모식 및 다양한 추모 행사를 통하여 유엔 참전 용사들의 고귀한 넋을 기리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을 위해 꽃다운 청춘을 바친 유엔 참전 용사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다짐이자 자유와 평화를 위한 그들의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특히나 기적처럼 찾아 온 새로운 평화의 시작점에서 ‘Turn Toward Busan’ 행사의 의미는 더욱 더 커지고 있다.

‘우리의 가슴에 님들의 이름을 사랑으로 새깁니다. 우리의 조국에 님들의 이름을 감사로 새깁니다.’ 유엔기념공원 추모 명비에 새겨져 있는 이해인 수녀님의 헌시처럼, 이 소중한 1분만큼은 많은 이들이 동참하여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때 별처럼 사라진 수많은 젊음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이 순간, 수많은 젊음이 별처럼 반짝이고 있음을 감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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