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소방서장 권은택

젊은이들의 과도한 애정표현과 윗사람에 대한 예의범절에 대한 것으로 젊은 세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어르신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어느 시대이고 어른들은 젊은이들의 모든 행위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는 듯하다. 

어릴 적부터 어른들께 들었던 말씀은 ‘내가 네 나이 때는 나무를 해왔다.’, ‘옛날 같으면 장가갔을 나이.’라 하시던 말씀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았다.

이런 일들이 가정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 전반에서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일까?

군대에서 귀 따갑게 들었던 ‘요즘의 신병들은 패기가 없다.’ 혹은 ‘지금 군대는 천국이다.’ 이런 말들이다. 

나이로 보나 속칭 군대 짬밥으로 보나 큰 차이가 아니었음에도 그랬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그런 말을 들어야 했다.

나의 기준에서 본다면 아랫사람을 보면 어설픈 면이 많이 보이게 되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젊은 세대는 말이 많고, 따지기 좋아하고, 끈기가 없고, 행동이 가볍다는 등의 탄식이 그것이다.

그러나 가끔은 요즘의 젊은이답지 않게 우직하고 태산과 같이 듬직한 그런 젊은이를 보면서 뭔가 부끄러운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어느 국가대표 운동선수는 자신의 부상을 철저히 숨기고 오직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모진 고통을 참아가면서 경기에 임했다고 한다. 

보통의 젊은이답지 않은 모습에 감탄을 하면서 정말로 부족한 나를 발견하게 한 적이 있다. 

‘나는 어떤 일을 저렇게 열심히 해 본 적이 있는가?’ 하는 자책이다. 

요즘에 들어오는 새내기 119대원을 보면서 젊은 세대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무절제하고 철없어 보이는 나이에 각종 재난현장에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들이 과연 그 세대가 맞는지 의심할 때가 많다. 

재난의 현장은 생과 사를 넘나드는 긴박한 상황이 많고 어지간한 담력이 아니고서는 눈앞에 펼쳐지는 처참한 광경을 쳐다 불 수도 없다.

왕자로 태어난 싯다르타는 인간의 ‘생로병사’ 문제로 고뇌하다가 수행의 길로 들어서서 부처가 되었다고 한다. 

새내기 119대원은 어린 나이에 ‘생로병사’의 처절한 현장에 노출되어 너무도 일찍이 철이 들고 정신연령이 높아진 것일까?

싯다르타와 같은 성인에는 미치지 못하겠으나 각종 재난을 몸소 겪는 119 대원은 나이답지 않은 노련함과 감정의 조절 능력을 일찌감치 갖추었다는 생각이다.

우리의 새내기 119 대원들이 각종 재난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도 대견하고 믿음직스럽다.

새내기 119 대원들이 짊어지고 나아갈 미래는 안전문화가 제대로 정착되는 그런 사회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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