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대 영남취재본부 국장

수년전부터 시작되어온 오징어 어획량 감소가 최근들어서는 그 현상이 심각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국내 대표 오징어 산지인 울릉도는 지금 쯤 한창 오징어 채낚기에 나서야 하지만 올해 사상 최악의 어획량에 어선 대부분이 출어를 포기하고 정박해 둔 상태다. 

예전부터 울릉도 하면 오징어로 유명해서 한 밤중에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오징어 잡이 배들이 항구를 가득 메우고 공판장엔 잡아 온 오징어들이 산을 이루듯 가득했던 시절이 있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한해 만톤에 가까운 어획량을 보이던 오징어 잡이는 2017년에 930톤, 지난해는 500여 톤으로 급감했다.

겨울철 동해바다를 불야성으로 만들었던 오징어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기후변화, 오징어 남획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로 지목 되는 것은 중국 어선의 쌍끌이 조업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북한 수역에서 조업 중인 중국 어선은 2,304척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2013년 1326척, 2017년 1711척에서 폭증한 수치다.?지난 2004년 북한이 중국과 맺은 공동어로협약 체결 후 매년 7월부터 중국 어선은 북한 수역에서 조업에 나서는데, 동해안 오징어 조업시 울릉도 어민들이 채낚기를 쓰는 것과 달리 저인망 쌍끌이를 사용해 사실상 오징어를 싹쓸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최근엔 중국 어선들이 울릉도 인근까지 남하해 불법 어획 중 단속되는 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다.?

수온 변화도 오징어 어획량 감소에 한몫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연근해 수온이 꾸준히 상승한 가운데 난류성 어종임에도 오징어가 산란에 적합한 환경을 찾기 위해 비교적 수온이 낮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조업 어장 규모가 줄어듦과 동시에 어군 밀도 역시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다 동해안 해상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트롤어선과 채낚기어선간의 오징어 불법 공조조업 또한 근절되어야 할 불법 어로중의 하나다.

포항해양경찰서는 최근 트롤어선 7척, 채낚기어선 58척, 선장 등 총 71명을 검거, 이들을 수산자원관리법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 트롤어선 7척의 선장은 최대 36척의 채낚기어선과 공모해 ‘17년 7월부터 ‘18년 1월까지 총 422회 불법공조조업을 통해, 오징어 39,428상자(1,970톤)를 포획했고 그 이익금은 약 87억원에 달했다.

포항해경은 오징어의 씨를 말리는 트롤어선-채낚기어선 간 불법공조조업이 성행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혐의 트롤어선들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을 통해 공조조업 장부와 휴대폰 압수, 위판대금 분석과 금융계좌추적, 삭제된 휴대전화 문자내용을 복원하는 등 수개월간 끈질기게 기획수사를 진행한 결과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발표에 따르면 물오징어의 전국 평균 판매가는 6,317원으로 평년(2,938원) 대비 가격이 2배 이상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릉도 현지에서도 반건조 오징어가 한 마리 당 5천원을 넘는다. 건조오징어 한축(20마리) 가격이 무려 13만원을 넘나들고 있으니 말 그대로 ‘금징어’다.

동해안 어민들은 “중국 어선은 1000척이 넘는 반면 해경과 해군의 경비함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의 보다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중국 어선으로부터, 불법 공조조업으로부터 우리의 어족 자원을 보호하고 무분별한 남획을 줄이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오징어는 박물관에서나 만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울릉도 저동항이며 동해안 항포구에 오징어 잡이 어선들이 만선기를 달고 돌아오는 그 날이 올수 있을까??울릉도를 비롯한 동해안 주민들의 얼굴에도, 우리들의 식탁에도 웃음꽃이 가득해지는 그 날이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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