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교수

퇴행성 뇌질환의 하나인 파킨슨병은 노화와 관련된 병으로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다. 때문에 치료는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증상을 줄이는 데에 집중되어 있다. 약물치료도 이러한 관점에서 사용되며, 그 효과도 매우 좋은 편이다. 하지만 약물 부작용에 대한 우려, 지속적인 복용으로 인한 효과 감소 등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약물치료와 병행하면서 통증과 떨림증상 등을 조절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한방치료가 각광을 받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박성욱 교수와 함께 파킨슨병 한방치료의 방법과 효과를 알아보자. 

■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노인질환으로 불리는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치매와 더불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국내 유병률은 10만 명당 약 166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파킨슨병으로 진료 받은 환자의 수는 2004년 39,265명에서 2017년에는 100,716명으로 10여년 사이에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떨림·경직·자세불안·통증·우울증까지 유발

파킨슨병은 흑질이라고 불리는 부위의 뇌 신경세포가 점차 파괴되면서 발생한다. 흑질의 신경세포는 우리 몸이 적절한 동작을 하도록 조절하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생성하고 분비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으면서 몸이 떨리고, 근육이 경직되고, 움직임이 느려지며, 자세가 불안정해진다. 이외에도 통증, 우울증, 불안, 수면장애, 변비 등 운동과 관련이 없는 증상들도 흔하게 나타난다. 

■ 완치는 불가능한 병, 증상 조절이 관건

파킨슨병은 노화와 관련된 퇴행성 질환으로 완치는 불가능하다. 박성욱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파킨슨병의 치료 목표는 병의 진행을 늦추고, 병을 증상을 조절해 환자가 편안하게 생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에 둔다.”고 말했다. 즉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유지시키는 것이 파킨슨병 치료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파킨슨병 치료제들 역시 이런 관점에서 사용되며, 효과도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그 약물들로 조절되지 않는 증상들이 많고, 부작용 등으로 장기간 약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 역시 많은 것이 현실이다.

■ 부작용 없이 파킨슨병 증상 완화효과 입증된 한의학 치료 

한의학적 치료가 지닌 자연친화적이고 조화적인 특성은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 치료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한의학적 치료가 매우 큰 효과가 있음이 치료결과와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뇌질환 분야에서 한의학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강점은 질환의 치료도 충분히 고려하면서, 그 병을 가진 환자가 어떻게 하면 더 편안한 삶을 살아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전인적 접근과 이를 위한 도움을 다양하게 줄 수 있다는 점이다.  

■ 한의학치료로 뇌세포 보호해 파킨슨병 진행 억제 

최근에 여러 가지 비임상 및 임상연구들을 통하여, 침치료와 봉독약침 치료가 뇌신경세포를 보호하여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에서 파킨슨병 환자 203명을 대상으로 5년간 진행된 임상연구에서는 도파민 보충요법과 침치료를 같이 받은 환자들이 도파민 보충요법만 받은 환자들에 비해 파킨슨병의 진행이 의미 있게 지연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 파킨슨병 증상개선을 통한 삶의 질 개선 

더불어 운동기능, 일상생활 수행능력, 균형잡기와 보행기능, 우울증상 등 환자들의 삶에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다양한 증상들 역시 한방치료를 통해 개선될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박성욱 교수팀이 수행했던 임상연구에서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약물치료와 한방치료의 병행으로 운동기능, 균형유지능력, 우울증 정도와 삶의 질이 개선되며, 치료종료 후에도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관련 연구는 지난해 SCI급 학술지에 게재된 바 있다.

또한 통증, 근육경련, 수면장애, 무기력 등 파킨슨병의 다양한 증상들을 경감시키는 청간탕, 억간산, 작약감초탕, 육균자탕 같은 한약의 효능을 확인한 연구결과들이 계속 축적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한약제제나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 또한 진행되고 있다. 

박성욱 교수는 “파킨슨병은 병 자체에 대한 치료와 환자의 활동성을 높이는 전인적 치료의 병행을 통하여, 그 증상을 완화하거나 호전시켜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가능한 질환이다.”면서 “환자와 의사가 한마음으로 노력한다면 파킨슨병 역시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 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입원집중 프로그램으로 치료효과 극대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뇌신경센터 한방내과에서는 자세 불안정과 보행 장애로 인해 이동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파킨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4주간 입원집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파킨슨병 중증도 및 균형조절장애 평가와 함께 한의학적인 파킨슨병 검사는 물론 침과 봉독약침, 뜸, 부항, 한약 등을 통해 치료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또한 환자 개인의 상태에 따라 맞춤처방이 이루어지는데, 재활의학과의 재활치료, 운동교육, 식이요법 등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전국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