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대 영남취재본부 국장

포항시가 4대 포항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경찰출신인 심덕보(61)씨를 내정했다.

시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심씨는 포항 출신으로 포항해양과학고를 졸업하고 동국대와 영남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고, 1981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포항남부·북부경찰서장 등을 지냈으며, 시는 신원조회를 거쳐 공식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인사는 만사라는 말이 있다.

능력과 실력 등을 위주로 학연·지연·혈연 등을 배제한 객관성있는 적임자로 박수를 받는 인사라면 좋겠지만 적격성과 적합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면 정중지와(井中之蛙:우물안 개구리)식 인사를 했다는 평을 들을 수밖에 없다.

자칫 지탄의 대상으로 인사는 만사(萬滿)가 아니라 망사(亡事)라는 오명(汚名)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시 인사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이사장 선정은 임원추천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통해 결정된 것으로 심사점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규정에 따라 선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시는 정작 공명정대한 인사라 밝히고는 있지만, 이번 인사가 정실에 가까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직 관리와 효율성, 의회와의 관계 등에서 능력이 검증된 전문 행정가 출신이 아닌 경찰출신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이다.

이번 이사장 선임에 심사추천위원으로 참여했던 정휘 바름경제연구소장이 페이스북에 "최종 후보 2인에 대한 심사위원 7명의 심사결과 1위와 2위 후보의 점수는 두 배 가량 차이가 났음에도 이강덕 시장은 2위 후보를 내정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파문은 확산될 조짐이다.

지난해 말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신임 이사장 선임절차에 들어가면서 포항시 국장 출신 A씨의 단수응모로 인해 규정에 따라 재공고 절차에 들어가면서 유력정치인 입김설과 이 시장의 내년 총선 대비용 포석 인사 등의 관련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 시장의 이번 인사는 '무늬만 발탁인사이고 내용은 정실인사'라며 시민단체들은 내정을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내는 등 지역 언론들의 비난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43세에 미국 최연소 대통령이 된 존 F 케네디는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를 법무장관으로 발탁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정실인사’라는 비판은 제기되지 않았다. 

민심이 인정할 정도로 능력이 있다면 지도자는 그의 자녀나 형제자매라도 기꺼이 등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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