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이 왜 갑질을 하지않는가?” 언론 재갈물리기 훈수
자질부족·함량미달 의원, 권한 과신 ‘잘난척 으시대’

윤수연 영남취재본부 부국장

제8대 상주시의회가 출범한후 의원들간 반목이 거듭되더니 ‘제명결의’란 극단적 파동을 일으켰고 결국 법정으로가서 진화된 것이 얼마전이었다.

17명의 의원들이 오순도순 해도 시원찮은데 진흙탕싸움을 하는것도 꼴불견스럽다.

지난 1월5일 상주문화원 주최 신년교례회에서는 일부 시의원들이 앞자리(도의원석)를 주지않는다고 퇴장하는 추태를 보였다.

상주의 명사들이 새해인사와 상주를 위한 덕담자리에서 이런 객기를 부린 일부 시의원들의 행태를 보고 다른 참가자들은 “시의원의 권위가 대단하다”는 뒷말을 주고 받았다.

사실 시의원에게는 막강한 권한이있다. 상주시를 견제·감시하고 예산·결산, 의결권과 조례 제정권을 갖고 있다.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누구든지 불러 세워놓고 시정을 따지는 추종과 질책에다 호통까지 칠수도있다. 

감사권을 갖고있어 ‘을’의 처지인 집행부가 시의원을 ‘갑’으로 대우하고 시의원 눈치 보는것도 관습화 되어있다.

시의원이 갖고있는 권력은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다. 유권자들은 자신을 대신해서 의정활동을 잘할 사람을 투표로 뽑아준다.

선거로 당선된 시의원이 유권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충실한 의정활동을 하는가는 별개문제다. 자질부족에다 함량미달인 시의원이 있기 마련이고 주어진 권한이 마치 자신의 고유권한이라 과신 잘난척 으시대는 시의원도 있다.

지난 2월21일 열린 191회 상주시의회에서는 유별난 시의원이 집행부에 기상천외의 제안과 주문을 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A의원(내서·모동·모서·화서·화남·화북·화동)은 공보감사담당관을 세워놓고 상주시 홍보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는 “홍보를 인쇄매체보다 온라인으로 채택하면 어떠냐?”고 한후 “모 신문이 상주농·특산물 수출관련 계도성기사로 상주농산물 인지도를 하락시켰으니 앞으로는 지역의 이익과 상주시 이미지에 반하는 그런 언론은 심사숙고, 광고를 주는것에 고려를 해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다시 말해 비판적인 신문에는 홍보용 광고 배제로 본때를 보여줌으로써 언론매체를 압박하라는 주문으로, 바꿔 말하면 “‘갑’이 왜 갑질을 하지않는가?”로 언론 길들이기식 한수를 가르쳐 주는 식의 말인 듯 하다.

그는 이성적으로 판단해 대처하기보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라고 훈수한 것이다.

시정을 감시하고 여론을 대변하는 역할은 언론이나 시의원이 공유하고 있다. 시의원은 자치단체기관의 내부일원으로 하는 역할이고 언론은 전문성있는 기자가 바깥 여론을 객관적으로 대변한다는 점이 다르다.

언론이 잘못된 내용을 보도하면 법률적 제재를 받는다. 그래서 언론은 객관적 팩트를 가지고 보도한다. 현대사회에서 언론자유는 보편적 진리다.

비판적 보도를 하지않는 언론은 존재할 가치가 없는 속칭 ‘지라시’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A의원은 상주시의 공보감사담당관실에서 작성해주는 보도 자료만 전재(轉載)하는 ‘지라시 언론’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언론 재갈물리기에 앞장선 듯 보인다.

A의원은 문제의 상주시 홍보용 훈수발언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할말을 했다. 잘못한게 없다“라고 답변했다. A의원의 언론관이 군사독제시대에 머물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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