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주광로 교수

김 모씨(38세, 남)는 이번 건강검진에서 담낭벽이 두꺼워졌으니, 3개월 뒤에 재검진을 받을 것을 권유받았다. 질환이라고 설명을 들은 것도 아니고 딱히 아픈 곳도 없는 것 같은데 담낭벽이 두꺼우면 왜 문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검진을 통해 담낭 비후(담낭벽이 두꺼워짐) 증세가 있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담낭벽이 두꺼워졌다는 것은 담낭용종부터 심하게는 담낭암의 징조임을 의미할 수 있어 가벼이 여겨서는 안된다.

■ 담낭벽, 층별로 질환 다르고 두꺼워져도 증상 없는 경우 많아

담낭벽은 3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느 층이 어떠한 형태로 두꺼워졌는지에 따라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첫 번째 층인 점막층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어 있고 국소적으로 여러 개의 작은 용종들이 깔려 있는 경우는 콜레스테롤증에 동반된 콜레스테롤 용종으로 진단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는다. 주로 세 번째 층이 두꺼워지면 전신상태가 불량한 간경변증을 의심할 수 있다. 그 외 담낭벽이 부서지지 않고 매끈한지, 결손이 없는지 확인을 통해 담낭암을 감별할 수 있다. 문제는 질환이 있어도 담낭은 말랑말랑하고 주위에 충분한 공간을 가지고 있어 급성담낭염이 아니면 담낭 비후만으로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 내시경 초음파로 세밀한 검사 가능

담낭비후는 보통 복부초음파를 통해 검사할 수 있다. 금식 상태에서 진행하므로 담즙이 가득 차 담낭이 팽창되어 있는데, 이 상태에서 담낭벽을 측정해 두께가 3mm 이상이 되면 담낭벽이 두꺼워졌다고 정의한다. 충분히 금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복부초음파 등 검사를 하게 되면 담낭벽이 두꺼워져 보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금식이 충분한 상태에서 검사를 받아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 만약 복부초음파에서 담낭벽의 구조별 감별이 어려운 경우에는 자세한 검사를 시행한다. 무증상 담낭벽 비후는 병변이 대부분 작아 CT에서도 정확이 관찰이 안되는 경우가 있어 내시경초음파나 MRI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내시경 초음파는 비만, 장내 가스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고성능 초음파를 담낭에 직접 맞대어 검사를 하기에 담낭벽의 3층 구조는 물론 두꺼워진 양상을 정확히 감별할 수 있다.

■ 증상 없어 조기에 정확한 진단 더욱 중요

담낭벽 비후의 대부분 원인은 양성질환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 번 정도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조기 담낭암이거나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광로 교수는 “담낭용종의 경우 일부에서 전암단계인 선종인 경우가 있고, 선근종증의 경우도 형태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암으로 발전하는 형태도 있다. 만성담낭염의 경우도 두꺼워진 양상에 따라 담낭암과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 한 번은 정확히 검사를 해야 담낭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조기 담낭암은 증상이 있는 담석증 또는 무증상 담낭벽 비후로 수술하면서 조기 암으로 확진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흔한 질환이나 정기적 추적 검사 필요

담낭벽이 두꺼워지는 것은 비교적 흔한 담낭 질환이며, 대부분 양성이기에 큰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다양한 검사를 통해 한 번에 확진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애매하다고 하여 그때마다 담낭 조직 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정기적 추적이 매우 중요하다. 정기적 추적 검사 방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복부초음파를 시행하고, 변화가 있을 시 다른 검사를 추가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젊은 환자의 경우는 정밀검사에서 문제가 없어 관찰하는 경우가 아니면 추적기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예방적으로 담낭절제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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