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고 방

당신께서는 제 혈육의 절반인 당신께서는
수원 땅에서 시작하여 온 나라를 빛내신
삼일 만세 민족대표 48인의 한 분이신
제 피와 살의 절반인 김세환 옹 당신께서는

턱없이 부족한 효도를 받으시면서도
친손 외손 넘어 자손만대에 이르기까지
기미년의 뜨거운 햇살 가득 넘치게 내려
거룩하고 온전한 우리들의 선열이시여

용서하고 또 용서하소서
절반의 미몽에 가로막혔던 불효막심한 죄
기미독립선언 33인에 15인을 합하면
48인이 되는 줄 몰랐던 어리석은 죄
부디부디 모두 잊고 편히 잠드소서

절반씩의 두 나라가 온전히 하나 되어
백년 지나 천년만년이 되는 그 날까지

윤고방
1978년《현대문학》으로 등단
〈미네르바문학회〉회장
시집『낙타와 모래꽃』등 5권 출간.
              <수원시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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