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유 나         
짙은 숲 갓길 걷다 
발걸음 멈춘 자리 
뉘 부르는 야릇한 향, 코끝 상큼 간질이다 
갈래길 들어설 때는 하얀 외침 가득해 

가끔씩 들려오는 
양지니 새 울음소리 
온몸을 조여 오는 아픔 한 겹 벗겨내면 
지난 해 아물지 못한 틈새자국 쓰려 와 

때로는 쭉정이로 
비켜 않은 구석자리 
알알이 여물 때마다 내 설 곳 비좁았지 
제각기 떨어져 나가야 제 몸 틀어 넉넉해

비움이 채움 되는 
햇살커튼 작은 방
가끔씩 퉁명스럽게 툭, 내뱉는 저 말투 
가슴에 젖어드는 말, 덧난 상처 끝물이길

송유나
수원 거주. 경기대학교 교수, 시인
월간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열린시조학회 감사.

                                   <수원시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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