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동

낮은 곳에 누워 물의 소리를 듣다
흐르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쏟아지는 하수
깨끗함을 위하여 오염과 남루를 두르고
썩기 위하여 지하로 기어가는 물의 소리
맨 위로부터 모두어 최 아래층 천정으로
쏟아져 기어가는 하숫물
밤이 깊을수록 더욱 요란하게 소리친다
지하방에 누우면 소란하게 살아있다는 표시로
깨끗함을 위하여 씻어 내리는 물의 노래
선잠 깨어 내가 듣지 못하는 세상의 이야기를
누워서 이제야 듣는다
소리는 음악처럼 밤 깊이 더불어 흐르고
이불처럼 부대끼는 고단한 물의 이야기를
얼굴위로 덮고 잠으로 흐른다
그리운 것은 너무 멀리
그리고 높이 있다

강희동
안동 출생. 
1999년 시집『기억속에 숨쉬는 풍광 그리고 그리움』으로 작품 활동시작.
시집 『손이 차가워지면 세상이 쓸쓸해진다』『지금은 그리운 사람』『금강송 이주촌』등.
경기문학인대상, 율목문학상, 경기시인상, 경기펜문학대상, 제23회 영랑문학 대상 등 수상.
현 국제PEN한국본부·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경기시인협회 감사. 경기문학인협회 부회장
안동 <글발동인회>동인으로 활동.
<수원시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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