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정치 "기득권 양당제 청산이 국민 열망이고 시대정신"
정동영 당권파, 대안정치연대 '구태정치 세력'으로 규정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평화당 내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의원이 민주평화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주, 박지원, 장병완, 장정숙, 유성엽, 천정배, 김종회, 최경환, 윤영일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서울=양정호 기자) 민주평화당이 원내 제4당 활동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당내 갈등으로 내홍을 겪어 오다 결국 비당권파 10여명이 공식탈당을 선언하면서 의석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로 구성된 이들 10명의 비당권파 의원들은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당에 탈당계를 제출했음을 알리며 "제3세력을 다시 튼튼하고 건강하게 결집시키면서 시민사회와 각계 전문가가 대거 참여하는 대안 신당 건설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안정치는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10명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탈당은 대안정치 대변인인 장정숙 의원을 뺀 9명이 단행한다. 장 의원은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평화당에서 활동 중이나 바른미래당 소속이어서 탈당계가 아닌 당직사퇴서를 제출했다. 다만 탈당계는 오는 16일에 접수되도록 제출했다. 15일을 기준으로 올해 3분기 정당보조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이전에 탈당하게 되면 평화당에 남아있는 당직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는 등 운영상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대안정치 소속 의원은 설명했다. 

대안정치는 "평화당은 5·18정신을 계승한 민주세력의 정체성 확립과 햇볕정책을 발전시킬 평화세력의 자긍심 회복을 위해 출발했으나,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며 "큰 마음의 빚을 졌다. 이 빚을 갚기 위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를 실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에서 확인됐듯이 적대적 기득권 양당체제의 청산은 국민의 열망이고 시대정신이다. 그럼에도 기득권 양당체제를 극복해야 할 제3정치세력은 현재 사분오열하고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기득권 양당에 실망한 민심을 받들 수 있는 준비와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대안정치는 새로운 대안정치 세력이 온건 진보층과 합리적 보수층, 국민의 40%에 달하는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세력이 국민 실생활에 필요한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정책대안을 발굴, 제시하는 정책정당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안정치 임시대표를 맡은 유성엽 의원은 바로 창당 수순을 밟는지 묻자 "금명간 창당추진위를 발족해 창당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정기국회 전이다, 후다, 논의하기보다는 가능한 빨리 창당추진위를 만들 계획"이라고 답했다.

바른미래당 호남 의원들과 무소속 의원들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궁극적으로 제3지대에서 함께 할 수 있음을 밝히면서도 합류 여부 등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집단 탈당후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제7차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후원회장·전당대회의장 연석회의에서 정동영 대표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동영 대표와 박주현 수석대변인 등 당권파는 탈당세력을 구태정치 세력으로 규정하며 이번 사태에 대해 "구태정치로부터의 해방"이라고 평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탈당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가지 말았어야할 길을 끝내 간 것이 참으로 유감스럽다. 구태정치는 말과 행동이 다르고 명분과 국민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대안정치의 탈당 기자회견문을 읽고 또 읽었는데 당원, 국민, 명분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 탈당을 지지하는 당원이 몇 분이나 될까. 탈당한 분들 지역의 당원 간담회 얘기를 들었는데 적게는 50%, 많게는 80%의 반대가 있었다더라"며 "그분들은 민생과 국민을 얘기할 자격도 없다. 지난 1년 전국 각지 약자들의 현장으로 달려갈 때 나타나지 않은 분들이다. 결정적으로 명분이 없다. 명분없는 정치는 죽은 정치, 사욕의 정치다. 명분없는 탈당은 성공 못한다"고 말했다.

평화당 창당 초기 대표를 맡았던 조배숙 의원은 대안정치가 정 대표 퇴진 근거로 제시했던 지지율 답보에 대해 "저도 막막했었는데 당내 갑질근절대책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대구에 가서 희망을 본 적 있다. 라디오에서 평화당이 대구에서 지지율이 3% 올라 선전했다고 하더라. 당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그들은 무엇을 했나"라고 지적했다.

최고위원인 박주현 의원은 "대안정치는 아무런 대안 없이 시종일관 당 대표 사퇴만을 주장하다가 결국 탈당했다. 황당할 정도로 아무런 명분도 이유도 없다"며 "그저 총선 불안감에 떠는 소수정당 현역 정치인들의 두려움과 이를 이용한 구태정치의 결합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안정치와는 별개로 탈당계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진 김경진 평화당 의원은 이날 오후 중앙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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