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석-나혜미, 청춘들에게 전한 희망의 메시지

(경기=이지은 기자) KBS 드라마스페셜 2019의 여덟 번째 이야기 ‘때빼고 광내고’가 맨땅에 헤딩하는 청춘들에게 때 빼고 광내야 할 메시지를 전하며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때빼고 광내고’(연출 나수지, 극본 배수영, 기획 KBS, 제작 UFO프로덕션)에서 백방으로 취업의 문을 두드리고 다닌 도태랑(박은석). “기라면 길 수 있는데” 태랑에게는 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통장잔고 수준”인 스펙 때문. 그런 태랑에게 꿈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동네 형 고영배(임지규)에게서 대기업 취업 제의가 들어온 것. 단, 수수료 천만 원이라는 대가가 필요했다. 돈이 솟아날 구멍이 없었던 태랑은 일생일대의 기회 앞에 망설였고, 결국 엄마에게 손을 벌렸다. 그의 앞길에는 이제 꽃길만 펼쳐질 것 같았다.

그러나 첫 출근의 설렘을 안고 회사로 간 태랑이 마주한건 ‘취업사기’라는 날벼락과도 같은 현실이었다. 사기를 당해 일자리도 잃고, 엄마 돈까지 날려먹었다는 사실을 자각한 태랑은 좌절했다. 그런 태랑에게 특수현장 청소 용역업체 ‘퀸클리닝’ 대표 모안나(나혜미)가 찾아왔다. 깔끔하고 완벽한 정리 정돈을 추구하는 태랑의 성격은 범죄 현장을 광내기에 제격이었다. 거기다 취업사기를 당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그를 보고 있자 하니, 그녀의 가슴속에는 인류애가 솟구쳤다. 이에 태랑을 스카우트했고, 그들의 때 빼고 광내는 청소가 시작됐다.

무려 한 달 월급을 선불로 주며 “대신 한달 안에 그만 두기 없기, 월급 환불 안 됩니다”라던 안나의 경고. 태랑은 현장에 가서야 이를 십분 납득할 수 있었다. 온 사방이 피로 범벅돼있어 그 충격이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것. 비위가 강한 안나와는 달리 태랑에게는 고역이 따로 없었다. 그래도 태랑은 물러날 곳이 없었다. 자신을 속인 고영배는 잠수를 탔고, 엄마가 힘들게 모은 천만 원은 공중분해 됐기 때문. “회사 일 힘들지? 잘 참고 다녀봐”라는 엄마에게 “그럴게요”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렇게 꿋꿋이 버텨나가던 태랑은 어느 날 청소하다가 발견한 돈뭉치에 마음이 요동쳤다. “가족이 없더래요”라는 안나의 말은 태랑이 흑심을 품기 딱 좋았고, 결국 슬그머니 옷 안주머니에 챙겨 넣고 말았다. 하지만 그날 밤 악몽까지 꿀 정도로 마음이 불편했다. 결국 다음 날 안나에게 고백하며 그녀의 친구이자 순경인 지희(소유)에게 얘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안나는 “이 일은 신용이 생명인데 내 사업 망칠 작정이에요”라며 반씩 나누자는 솔깃한 제안을 해왔다. 그 전에 진짜 가족이 없는지 확실한 증거가 필요했고, 이에 현장을 다시 찾은 그들은 묻힐 뻔 한 어떤 사건의 얼룩을 발견했다.

돈의 주인은 태랑처럼 취업시장을 전전하던 취준생 한지후(병헌)였다. 자신과 똑같은 고민을 안고 살았던 지후가 마음에 쓰였던 태랑은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에 이리저리 알아보다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됐다. 지후 역시 영배에게 취업사기를 당한 것. 그 충격을 못 이기고 자살했다는 사실에 태랑의 감정은 서서히 끓어올랐다. 때마침 영배의 잡을 수 있는 단서를 발견했다. 또 다른 먹잇감을 찾기 위해 누군가와 접선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한 것. 이에 그 현장을 덮쳤고, 긴박한 추격전 끝에 영배를 잡을 수 있었다. 태랑은 켜켜이 쌓여있던 울분을 토해냈다. “인생 가장 암흑기인 우리한테, 눈앞에 보이는 그 무엇이라도 매달리고 싶은 우리한테. 왜 손 내미는 척하면서 사람 뒤통수를 칠 수 있냐”고. 태랑의 포효에 가슴이 먹먹해진 순간이었다. 

태랑과 안나는 이 일로 표창을 받았다. 안나는 “범죄 현장을 치우는 데만 그치지 않고, 그 자리를 때 빼고 광내서, 피비린내를 사람 냄새가 나는 일상으로 바꿀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핏자국과 함께 그 날의 끔찍했던 기억도 지워지길 바랐던 것. 그 사람 냄새 가득한 마음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춘들을 어루만진 따뜻한 위로였고, 청춘의 앞길이 때 빼고 광나길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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