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유상철 감독님이 약속 지킬 차례입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인천=박구민 기자) "이제는 감독님이 약속 지킬 차례입니다"

 "우리는 (잔류한다는) 약속 지켰거든요. 감독님도 건강하게 돌아오신다는 약속 꼭 지켜주세요."

인천 유나이티드 김호남이 유상철 감독에게 남긴 응원 메시지다. 

인천은 30일 오후 3시 창원축구센터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 경남FC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승점 34(7승13무18패)로 모든 라운드를 마친 인천은 승점 33(6승15무17패)의 경남에 1점 앞선 10위로 차기시즌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매년 강등권에 허덕이면서도 단 한 번도 K리그2(2부리그)로 떨어지지 않는 인천의 기분 좋은 징크스는 올해도 되풀이댔다. 췌장암 판정을 받고도 계속 벤치를 지키고 있는 유상철 인천 감독은 팀의 최대 목표였던 잔류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K리그1 2위를 차지했던 경남은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는 승강 플레이오프로 내몰렸다. 경남은 K리그2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부산 아이파크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K리그1 잔류 가능성을 타진한다. 

경기를 주도한 쪽은 경남이었다. 어떻게든 골을 넣어야 했던 경남은 김승준, 김효기 등을 중심으로 전반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펼쳤다. 

전반 2분 만에 쿠니모토의 왼발 중거리 슛으로 분위기를 가져갔다. 2분 뒤에는 고경민이 코너킥에서 살짝 방향만 바꾸는 재치있는 슛을 시도했으나 공이 골대를 살짝 넘어갔다.

경남 미드필더들은 쿠니모토를 중심으로 그라운드 곳곳을 부지런히 누비며 인천 선수들과의 허리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덕분에 경남은 주도권을 놓지 않은 채 경기를 풀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전반 28분 김승준의 프리킥은 골문을 외면했고, 전반 42분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시도한 쿠니모토의 결정적인 왼발슛은 허공으로 향했다. 

인천은 끈끈한 수비로 대응했다. 김진야의 왼발슛이 전반전 유일한 슛 시도였을 정도로 공격에서는 활로를 찾지 못했다. 다만 상대에게 점수를 헌납하지 않았고 균형을 유지했다.

후반 역시 경남의 흐름으로 전개됐다. 경남은 후반 5분 쿠니모토의 크로스를 잡은 김승준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자 경남은 후반 16분 배기종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반 36분 제리치를 조기 투입한 것에 이은 또 한 번의 변화였다. 이에 질세라 인천은 몸싸움이 좋은 케힌데로 맞불을 놓았다.

후반이 중반을 넘어서자 인천도 기회를 창출하기 시작했다. 몸싸움에 능한 케힌데가 공간을 확보해주면 측면 공격수들이 전진해 경남을 위기에 몰아넣었다. 그러나 인천 역시 경남과 마찬가지로 결정력 부족에 0의 균형을 깨뜨리지는 못했다.

후반 37분 경기장이 크게 요동쳤다. 쿠니모토의 프리킥이 벽을 쌓던 김도혁의 손에 맞은 것이다. 최초 해당 장면을 그냥 넘어갔던 주심은 VAR(비디오판독)을 위해 경기를 중단시켰다. 직접 화면을 지켜본 주심은 정상 플레이였다고 최종 판정했다. 페널티킥을 기대했던 경남 홈 관중석에서는 아쉬움의 탄식이 흘렀다. 경남은 후반 추가시간 조재철의 슛마저 벗어나면서 그대로 주저앉았다.

한편, 벼랑 끝에 선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창원축구센터에는 1000명에 가까운 대규모 인천팬들이 모였다. 이들은 90분 내내 환호와 야유를 반복하며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전국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