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배움을 향한 성인들의 경험치 만랩 여행
어린이와 청소년의 꿈과 끼를 키우는 체험 여행

(수원=현재용 기자) '견학은 아이들이나 가는 것'이라는 말은 옛날이야기다. 구수한 누룩 향을 맡으며 직접 전통주를 빚고 한류의 중심인 K뷰티의 성장 과정을 둘러본다. 가전산업의 발전 역사는 교과서의 역사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직업과 관련된 산업 관광지에서 전문성을 높이고 전혀 다른 분야의 현장을 보며 상식을 넓힐 수 있다. 어른도 재미있는 산업관광, 경기도라서 가능하다.

또한 요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어쩌면 자신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잊은 채, 바쁜 학원 생활과 꿈을 바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 생생한 삶의 모습이 담긴 산업 현장을 소개한다. 재미있는 견학과 체험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이해하고 직업의 소중함을 느낀다면 다시 꿈을 키울 것이다.

■ 가전산업의 발전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

가전산업의 발달은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꿨다. 전기의 발견에서 시작해서 최신 스마트 컨버전스 가전제품의 등장까지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은 전자 산업의 역사를 돌아보고 인류를 위한 혁신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투어 시작은 뮤지엄 5층의 '발명가의 시대'에서 시작된다. 인류 역사에 중요한 기술과 발명품 그리고 위대한 과학자들을 소개한다. 기원전 600년 그리스 탈레스의 정전기 발견, 최초의 전기저장장치 라이덴병, 에디슨의 초기 상용 백열등 등 인류 발전과 전자 산업의 뿌리를 볼 수 있다. 이어서 전기를 이용한 조명, 통신, 가전의 발달과정과 의미를 알아본다. 음식 저장의 혁명을 가져온 냉장고처럼 가전제품의 역사적인 등장과 흥미로운 초기 모델을 살펴볼 수 있다. 이곳의 전시물 대부분이 진품이라는 점 또한 매우 놀랍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과연 얼마가 될지 상상하기 어렵다. 

3층 '기업 혁신의 시대'에서는 정보처리의 고속화를 가져온 반도체, 정보의 대중화를 가져온 디스플레이 등을 자세히 알아본다. 초창기의 커다란 창문형 TV와 컬러TV 시대를 연 제품부터 최신형 디스플레이 제품까지 만날 수 있다. 마지막 1층에서는 핸드폰으로 제어되는 스마트홈을 경험하고 노트북과 휴대폰 등 최신 제품들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다. 평일 뮤지엄 관람은 온라인 사전예약자 대상으로 전문 도슨트 투어가 진행된다. 주말에는 별도 예약 없이 자유 관람으로 운영된다.  

■ 한류의 중심 K뷰티의 성지 '아모레퍼시픽 스토리가든’

아모레퍼시픽 스토리가든은 K뷰티를 선도하는 화장품 기업의 역사를 감성적으로 담은 홍보관이다. 작은 씨앗이 자라서 나무가 되고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뷰티 산업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여정을 보여준다. 스토리가든을 구성하는 각 공간은 방문객의 자연스러운 몰입을 유도하며 감성적인 이야기를 전달한다. 특히 한 소년이 부엌에서 어머니가 동백 씨앗을 골라서 정성껏 동백기름을 만드는 것을 보고 영향을 받아 K뷰티 기업을 만든 이야기가 감동적인데 그 소년이 바로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故 서성환 회장이다. 

스토리가든 투어는 정해진 시간에 전문 도슨트와 동행하는 방식이다. 회사의 설립과 발전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관람하고 재현된 어머니의 부엌을 구경한다. 아모레퍼시픽의 성장 이야기에서 6.25전쟁과 관련된 얘기도 있다. 피난지인 부산에서 'ABC포마드'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뒀는데, 전쟁 통에도 화장품으로 멋 부리는 것이 유행이었다니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부분이다. 

스토리가든은 주로 20~30대 단체관람객이 많이 방문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메인 생산시설로 자동화된 첨단 생산라인을 볼 수 있어 국내 화장품관련 학과와 기업인들의 필수 견학 코스다. 

■ 오산의 대표 전통주를 찾아서 '오산양조’

오산양조는 설립된 지 3년 된 신생 양조장이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전통주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니 인근 지역의 양조장 중 막내 격이다. 그러나 오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친 저력 있는 곳이기도 하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마을기업으로 양조장을 설립하고 오산의 대표 전통주를 넘어 특산물을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로 정성껏 술을 빚는다. 양조장은 제조장과 실습장 두 공간으로 나뉜다. 제조장의 전면은 술을 빚는 과정을 밖에서도 훤히 보이도록 유리로 만들었다. 실제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작업 과정을 보고 들어와서 막걸리를 시음하고 구매해 가기도 한다. 실습장에서는 다양한 전통주 관련 교육과 체험이 진행된다. 

오산양조장의 대표 술은 오산막걸리다. 덧술을 한번 더한 이양주 프리미엄 막걸리로 구수한 누룩 향과 부드러운 첫 느낌이 인상적이다. 약주인 오매백주와 증류주인 독산도 선보인다. 모두 오산에서 난 쌀을 사용하며 감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가격도 저렴한 편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양조장이 위치한 곳은 옛 오매장터였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오산장의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오산역 쪽으로 상설화된 오색시장이 중심이다. 오산양조는 오색시장과 오산천을 잇는 징검다리를 꿈꾼다. 오산장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양조장에 들러서 막걸리 맛도 보고 체험도 즐기며 오산천의 아름다운 경관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양조장이다.  

■ 한국 현대건축의 시작 '김중업건축박물관’

김중업은 한국 현대건축의 시작으로 상징되는 건축가다. 김중업건축박물관은 현대건축 거장의 작품세계를 통해 안양의 역사까지 보여주는 의미 있는 공간이다. 박물관이 위치한 장소는 김중업이 설계한 유유산업의 공장이 있던 곳이다. 1959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당시 이례적으로 공장에 예술적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산업건축물이다. 2007년 공장이 이전하면서 당시의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외관이 다른 건물과는 확연히 다른데, 기둥 역할의 구조물을 외부로 노출해 내부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건축가 김중업의 개성이 잘 드러난 건물로 평가받는다. 

1층과 2층으로 나뉜 전시실은 ‘건축이란 인간이 빚어놓은 엄청난 손짓이며 귀한 싸인'이라는 김중업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대표작인 주한프랑스대사관은 땅의 형태에 순응하는 전통건축의 정신을 계승하며, 한옥 처마 고유의 아름다운 곡선을 콘크리트로 완벽하게 재현했다. 여기에 프랑스가 추구하는 우아하면서도 절제된 미학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1965년 샤를 드골 대통령으로부터 공로 훈장과 기사 칭호까지 받았다. 2013년 건축 전문가 100명이 꼽은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에서도 2위에 선정되었다. 박물관 전시실에는 김중업의 스승이자 모더니즘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 코르뷔지의 작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상설전시 외에도 근대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기획전시를 선보이고 있으며 알찬 교육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다. 

■ 스튜디오부터 주조정실까지 'EBS 스튜디오 투어'

EBS 스튜디오 투어는 방송 제작 현장을 체험하면서 잠시나마 주인공이 되어보는 견학프로그램이다. 견학은 1층 로비에서 시작한다. 옆 계단에는 EBS의 대표 캐릭터인 뿡뿡이와 뽀로로가 있고 로비를 지나거나 촬영 중인 보니와 하니를 만날 수도 있으니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겁다. 지정된 투어 시간이 되면 견학 담당 가이드의 안내와 설명과 함께 본격적인 스튜디오 투어가 시작된다. 

가장 먼저 3층의 '생방송 판다다' 스튜디오를 방문한다. 유쾌한 재미와 뜨끈한 희망을 파는 판다다 편의점을 직접 살펴보는 아이들의 얼굴에 호기심이 넘친다. 맞은편 분장실 앞에서 '호기심 딱지'의 호떡이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행운도 있었다. 스튜디오 투어 중 아이들에게 인기 좋은 곳은 '생방송 톡! 톡! 보니 하니' 스튜디오다. TV로만 보던 스튜디오를 누비며 기념사진을 찍는 시간이 마냥 즐겁다. 보니 하니와 EBS뉴스가 같은 스튜디오에서 촬영된다는 점도 재미있다. 스튜디오 반을 나누어 검은색 바닥 공간은 뉴스세트장으로, 하얀 바닥 공간은 보니 하니 세트장으로 사용한다. 녹음실에서 보니 하니의 오프닝 대본을 따라 읽으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는 더빙 체험도 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하지만, 방금 녹음한 것을 스튜디오에서 들어보면 한 번 더 녹음하고 싶다는 아이들이 줄을 선다.  

스튜디오 투어 시간에 생방송이나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으면 출입이 제한되지만, 촬영이 없는 경우에는 자세히 세트장을 볼 수 있다. 견학 가이드의 아이들 눈높이 설명도 재미있고, 방송프로그램 송출을 총지휘하는 주조정실 견학이 포함된 것도 EBS 스튜디오 투어만의 장점이다.

■ 국내 최대 자동차 테마파크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국내 최대 체험형 자동차 테마파크다. 자동차의 기획부터 완성까지 전 과정을 살펴보고, 자동차에 대한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으니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흥미로운 공간이다. 우선 로비의 쇼케이스가 인상적이다. 승용차부터 트럭까지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전 모델을 만날 수 있다. 자동차 판매를 위한 전시장이 아니고 체험을 위해 전시된 것인 만큼, 마음 편하게 탑승해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쇼케이스 관람만으로도 신나고 즐거운 경험이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크게 상설전시와 테마 전시로 나뉜다. 먼저 상설전시 'Into the Car'는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보는 전시다.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과정 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다. 투어의 시작점인 1층에서는 강철을 녹여 차체를 만들고, 색을 입히고, 부품을 조립하는 등 자동화된 생산과정을 보여준다. 지하로 내려오면 안전에 관한 전시가 이어진다. 직접 에어백을 만져보며 그 원리에 대해 배워본다. 더미 가족의 일상을 담은 영상으로 자동차 충돌 실험과 안전 검사에 대해 알아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이동하면 자동차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지막 4D 상영관에서는 거친 길 위를 질주하는 자동차 랠리를 경험할 수 있다. 테마 전시 중에는 2층의 'N Brand Zone'이 단연 돋보인다. N브랜드의 탄생에서 고성능 자동차의 레이스 현장을 생동감 넘치게 재현하고 특히 WRC와 WTCR 등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실제 랠리카를 전시했다. 곳곳이 긁히고 파손된 차체와 반질반질 닳아버린 타이어를 보면 얼마나 어려운 랠리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전시는 각각의 전시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배치된 전문 해설 가이드의 안내로 진행된다.

■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 '농심 안양공장 견학' 

라면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을까? 한 끼 식사로도 좋고 간식으로도 좋은 라면의 유혹은 언제나 치명적이다. 우리나라 라면은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동남아국가의 편의점에서는 마치 동네 슈퍼처럼 한국 라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서는 한국의 매운 라면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긴다는 뉴스 기사도 있었다. 이렇듯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하고 세계인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라면을 찾아가는 길은 설렘이다.

우리나라 라면 대표기업인 농심은 안양과 안성 등 국내 여러 지역의 공장에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견학프로그램은 라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는 일반견학과 각 공장의 특성을 살려 체험이 추가된 체험견학으로 나뉜다. 그중에서 안양공장은 재미있고 특별한 체험이 포함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청소년에게 인기가 좋다. 

농심안양공장 견학은 농심의 역사와 라면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시작된다. 라면에 대한 설명 중 특히 라면에 함유된 나트륨이 집에서 먹는 국이나 찌개보다 적다는 사실은 놀랍다. 라면의 신선한 재발견이다. 체험존에서는 먼저 농심의 마스코트인 너구리에 알록달록 색칠한다. 이 그림은 견학을 마치고 나올 때 오프너로 제작되어 기념품이 된다. 다음은 농심 견학의 하이라이트 '나만의 라면 만들기' 시간이다. 계란, 파, 당근 등 마음에 드는 토핑 재료를 마음껏 넣고 원하는 스프를 조합해서 나만의 컵라면을 즐기는 시간이다. 짜장 스프와 매운 스프를 넣고, 우동 스프에 짜장 스프를 섞는 등 창의력이 빛나는 순간이다. 서로 비교하며 맛있게 라면을 즐긴 후에는 포토존으로 이동해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청소년들에게는 농심의 너구리와 축구선수 손흥민이 가장 인기다. 마지막으로 라면 생산라인을 돌아본다. 밀가루가 각 라인에 공급되고, 면을 꼬불꼬불하게 만들고, 튀긴 후 포장되는 일련의 과정을 살펴본다.     

■ 대한민국 철도 역사가 한눈에 ‘철도박물관’ 

철도박물관은 대한민국 철도 역사가 모두 담긴 곳이다. 다양한 전시물은 물론, 실물 기차와 흥미로운 체험공간까지 볼거리가 풍성한 곳으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견학코스로도 좋은 곳이다. 박물관 입구에 여러 기차와 객차가 전시되어 있으니, 자연스럽게 야외전시장부터 구경하고 본관전시실을 관람하는 것이 좋다. 

야외전시장에는 모두 실제 철로를 달렸던 기차들이 전시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중장거리 여객 전용 전기동차로 청량리에서 제천 구간을 운행했던 통일호. 국내에서 제작돼 2002년까지 수도권 전철 1호선을 누볐던 전동차. 소래포구의 소금을 날랐던 협궤무개화차 등 수많은 이야기가 담긴 기차들이다. 맞은편에 대통령 의전용으로 특수 제작한 대통령 전용 열차와 같은 모양의 경호원용 차량이 나란히 서있다. 2001년까지 운행되다가 박물관에 전시됐는데 국내 유일의 디젤전기동차로 보존가치가 높다. 바로 옆 KTX열차는 객실은 물론 조종석에도 앉아 보는 색다른 체험이 가능하다. 

본관 전시실에도 눈여겨볼 만한 관련 자료가 가득하다. 전시실 입구에는 1897년 역사적인 경인선 철도 기공식 사진과 함께 실제 운행했던 파시형 증기기관차 모형이 전시된다. 한국철도역사실에는 실제 경인선 철도에 사용됐던 레일, 경원선 전철 개통 기념 승차권 등 귀한 자료와 2000년대에 사용됐던 보통권 발매기와 안내원과 열차장의 역할이 담긴 완장 등 추억의 전시품들도 만날 수 있다. 관람객들을 위한 철도 체험 공간도 다양하다. 운전체험실에선 직접 기관사가 되어 열차를 운전하며 스릴 넘치는 속도감을 체험할 수 있고, 디오라마실에선 증기기관차와 비둘기호, 새마을호, KTX열차 모형들이 실제로 움직이는 모습을 재미있는 해설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더욱 알찬 견학을 위해서 철도해설사와 함께하는 박물관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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