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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일보 | 승인 2020.05.19 17:25
영남취재본부 부국장 윤수연

자녀들은 부모가 말하는 대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일상생활 속에서 모본을 보이는 대로 자란다. 

"우리 엄마 아빠는 돈밖에 몰라요." "구두쇠예요." "수전노예요." "우리 부모님은 명품이라면 깜빡 죽어요." "우리아버지는 존경할 구석이 하나도 없어요. 무조건 싫어요." "우리엄마요 예측 불허야." 이런 말을 듣는 부모라면 자녀들에게 직간접으로 좋은 영향보다는 좋지 않은 방향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들의 장점과 단점을 보게 됩니다. 식사를 하고 나면 자기가 하지 않아도 되는데 뒷정리를 꼭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이 해야 할 순서에도 눈치껏 빠져 나가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모든 아이들의 모습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 주변에 아이들의 부모님이 누구인지 묻지 않고도 많은 경우 부모님을 보면서 자녀들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처럼 아이들은 부모의 말투와 행동을 그대로 흉내 내고 있는 것입니다. 흉내 낸다는 의식도 없이 부모의 평소 생활을 보고 배운 것이 자연스럽게 나온 거라고 봐야 합니다.

오래 전에 직장 생활할 때 친구로부터 편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작은 일에도 화를 내는 아버지를 보면서 죽도록 미워했는데 어느 날 보니 자신이 아버지와 똑같은 말투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며 놀랐다는 것입니다. 싫으면서도 닮는 것이 부모와 자식인 것 같습니다. 

의사가정에 의사들이 많이 배출되고, 비지니스하는 가정에 비지니스하는 자녀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날마다 같은 환경에서 날마다 부모가 하는 말과 행동을 보고 있는데 학교에 가서 잠깐 교사들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해서 밖에서 잠깐 다른 사람의 명강연을 듣는다고 해서 자녀들의 생활이 단번에 바뀔 수는 없습니다. 자주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극에 아이들은 반응하게 되고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의 모든 부모님의 소원은 자녀들이 공부를 잘 해서 원하는 대학에 붙어 주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어 하나라도 유창하게 해서 그럴듯한 직장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러기 가족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짐을 싸서 해외로 옮겨 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장소만 외국으로 옮겼지 그 아이를 데리고 나간 엄마가 보여 주는 생활의 모습을 변화가 없다는데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운전을 해서 학원에 데려다 주고 집에 오면 엄마는 한국영화를 보면서 아이에게는 영어 공부를 하라고 합니다.

엄마는 너를 뒷바라지하기 위해서 온 것이지 영어를 배우러 온 것은 아니니까 엄마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비디오,TV를 보는 것은 괜찮지만 너는 안 된다는 말로는 그 아이가 결코 바뀌지 않습니다. 아이기 좋은 방향으로 바뀌기를 원하고 아이가 공부하는 아이로 자라기를 원한다면 집에서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아이가 운동하기를 원하면 집에서 부모가 먼저 운동을 해야 합니다. 많은 경우 우린 서로 다른 역할을 핑계로 모본이 없는 말만의 교육을 하면서 아이가 바뀌지 않는다고 한탄을 합니다. 잔소리 말만으로 아이가 바뀐다면 자녀 교육이 이렇게 큰 명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많은 경우 대부분의 자녀들은 부모의 잔소리가 아닌 모본을 보고 생각과 행동이 바뀌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술과 담배를 피우는 부모 밑에서는 가벼운 스트레스 해소 방편으로 생각하고 쉽게 자녀들도 물들며 자라게 되어 있습니다. 오늘 내가 무심코 살아가는 모습이 30년 후에 내 자녀가 살아갈 인생이라고 생각한다면 오늘 부모로서 내가 보이는 모습이 좀 더 달라질 것입니다. 당장 아이들에게 큰 부자가 되는 방법을 가르쳐 줄 수는 없고 큰 재산을 남겨 줄 수는 없다고 해도 내 자녀가 성실하게 일하는 인생이 갖는 가치를 배우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참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상대를 배려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더불어 잘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본을 보여 준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돈과 명예 세상을 놀라게 할 큰 성공 말고도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그 사람들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함께 작은 짐을 나눠지며 서로 아끼며 사는 것이 어떤 인생인지를 모본으로 보여 줄 수가 있는 것입니다. 배움에 있어서 부모의 조급한 허영심의 희생물이 되어 허영심을 채워 주지 않는 일에는 관심을 갖지 않게 되고 배우는 것 마저 배우고 익히는 기쁨보다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결과 위주의 슬픈 인생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내 자녀가 내 나이가 되었을 때는 나보다 나은 세상을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오늘 부모인 내가 살아가는 모습이 성실하고 정직하고 진실해야겠습니다. 

효자 집안에 효자 나오고 충신 집안에 충신이 나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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