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안전 위협, 포항시 유지보수 위한 대책 전무
주말을 방문객 5천여명, 안전사고 예방조치 있어야
포항시 “현장 방문 상황 맞게 적절한 조치 취하겠다”

(포항=권영대 기자) “다리가 놓인지 60년이나 지나 보기에도 아찔한 지경인데 여지껏 이용객들이 통행하고 있다니 또 한번 놀랄일이다”

경북 포항시 오천읍에 위치한 ‘오어사’를 방문한 A씨(대구시 달성 거주)가 오어사와 원효암을 연결하는 다리를 걸어보면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곳 오어사와 원효암을 연결하는 콘크리트 다리가 노후화 돼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관할 포항시는 유지보수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없이 대책이 전무했다.문제의 이 다리는 1960년대에 한 불자에 의해 놓여졌으며 이후 단 한 차례도 개보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사찰을 찾는 수많은 불자와 운제산을 찾는 등산객, 관광객 등이 이용하고 있다. 오어사와 원효암을 자주 찾는 복수의 이용객들은 “콘크리트 다리가 만들어진 지 60여 년이 되다보니 다닐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든다”며 “다리를 자세히 보면 금이 간 부분도 있는데다 비바람이 부는 날 건널 때는 약한 흔들림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현재는 오어사에서 진행 중인 공사 때문에 오어지 물이 모두 빠진 상태지만, 평소에 비가 많이 오면 물이 다리 위까지 차오르기도 한다. 주말에는 오어사 및 오어지 둘레길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평균 5천명 이상이나 되는데 언제 안전사고가 발생할지 모르겠다"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한편 이와 관련 포항시 관계자는 “현장을 방문해 상황에 맞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운제산 오어사(吾魚寺)가 자리잡은 곳은 도로명 주소로는 경북 포항시 오천읍 오어로지만 행정구역으로는 항사리다. 이런 땅이름이 붙여진 것은 오어사의 옛 이름이 항사사(恒沙寺)였기 때문이다. 

항사는 한역(漢譯)된 불경(佛經)에 수없이 등장하는 항하사(恒河沙)의 준말이다. 항하는 곧 인도의 갠지스강으로, 항하사 또는 항사는 갠지스강의 모래알처럼 수없이 많음을 은유하는 표현으로 쓰이곤 한다. 절에서 많은 수도자가 나오기를 바라며 붙인 이름일 것이다. 

인도 사람들이 천수백 년 전 멀리 한반도에 갠지스강의 이름을 딴 절이 세워져 지금도 법등(法燈)을 이어오고 있고, 이런 이름의 마을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전해 들으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오어사는 불국사의 말사로서 원효암은 오어사에 딸린 암자다. 원효암은 신라시대 때 원효(元曉)가 창건했다. 전설에 따르면 오어사에서 포교하던 원효가 이 암자에 거처하면서, 운제산 구름을 타고 자장암(慈藏庵)을 건너다니며 혜공(惠空)과 교유했다고 전해진다.원래 있던 원효암은 지난 1937년 산불로 전소됐으며 지금 있는 건물은 1938년에 중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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