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 박은호

우리 생활 속에 선거는 매우 깊게 스며들어있다. 작게는 초‧중‧고등학교의 회장을, 크게는 각종 조합의 조합장이나 공직선거에서 대통령, 국회의원 등을 뽑을 때 우리는 항상 선거를 한다.

나는 부천시선거관리위원회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다. 하나는 각종 조합장 등을 선출할 때 기존 임원들과 그들에게 도전하는 새로운 후보들이 공약을 제시하고 연설하는 모습이었다. 기존 임원들은 그간의 성과와 경험을 내세웠고, 새로운 후보들은 변화를 약속하며 큰 포부로 수백 명의 조합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면서 연설을 했다. 조합원들은 투표당일 신분증을 가지고 투표사무원들에게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대로 이동해 투표를 했다. 수백 명의 조합원들이 투표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마치 내가 후보자인 것처럼 심장이 두근거렸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 학생회장선거와 관련해 지원업무를 하면서 어린 친구들이 강당에서 한 줄로 서서 자신의 한 표를 자발적으로 행사하고, 학생들로  이루어진 학교선거관리위원회와 담당 선생님이 투표함을 열고 개표하는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반면 내 기억에 아쉬운 선거도 있었다. 어느 대학교 총학생회장선거에서 투표를 하면 추첨을 통해 무선이어폰인 에어팟을 준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투표는 자발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인데 어떠한 대가를 바라고 투표를 하는 것은 투표의 본질에 어긋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대학교에서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이벤트를 준비했을 것이고 이는 이전 투표율이 낮았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제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간을 마치고 취업준비를 통해 사회에 진출해야한다. 사회에서 선택받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에 나가서 선택만 받는 것은 아니다. 내가 사회를 대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공직선거에서의 투표참여다. 내가 사는 곳의 지도자, 우리나라의 지도자를 내가 선택 할 수도 있다. 내가 선택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직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하는 사람들은 한 표를 얻기 위해 출근길 지하철역 앞에서 공약 등이 기재된 피켓을 들고 인사를 하며 선거운동을 한다. 우리들은 그들의 공약, 소속정당 등을 보고 선거에 참여한다. 우리들이 행사하는 한 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런 세상이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현실이 되게 만들어 줄 사람을 뽑는 일인 만큼, 굉장히 소중하고 가치가 있다.

이처럼 선거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너무나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그 결과 또한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공직선거 뿐만 아니라 아무리 작은 선거라도 신중하게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다면 우리사회는 꽤 성숙하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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