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동두천시 이상미

올해 초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서 동대표 선거가 있었다. 보통 관리사무소에서 동대표를 선출한다는 얘기가 들리면 현 동대표의 2년 임기가 만료되어 후임을 선출하는 것인데 대다수 입주자들은 동대표 선거에 관심이 없어 이번에도 투표율이 낮았다. 동대표선거를 앞두고 늘 그렇듯 엘리베이터 안에 동대표선거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었는데 후보에 대한 정보와 투표일에 대한 것이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아파트 총 3개동의 대표를 뽑았고, 투표는 총 3일간 진행됐다. 입주 후 몇 년 지내다보니 주차 차단기교체부터 헬스장 운영 등 해결해야할 문제점이 보였다. 나는 어떤 동대표가 선출되면 좋을지, 후보자들의 공약은 어떤지에 관심을 가지고 이번 동대표선거에 참여했다. 투표소는 아파트 출입구 바로 옆 커뮤니티 센터 로비에 설치되었고 투표는 저녁 늦게까지 진행되었다.

아파트 동대표선거의 경우 후보자가 한 명인 경우에는 입주민들의 과반수 투표, 과반수 찬성이면 뽑히고, 후보자가 2인 이상이라면 아파트 주민 과반수가 투표하고 그 중 최다득표자가 선출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동대표선거에 관심이 없어 투표율을 50%를 넘기가 쉽지 않고, 동대표 후보로 나서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많은 아파트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할애함에도 노력 대비 보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잘못하면 사람들에게 욕을 먹기 십상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다보니 동대표로 출마하는 사람이 없을 경우 대표가 없는 동이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정족수가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과거 다른 아파트에 살았던 경험에 비추어 봐도 동대표 및 입주자대표는 특정인이 연임하고 독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출‧퇴근 및 생계로 바쁜 사람들이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신경을 쓴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누군가가 장기간 독식하게 된다면 관리비 비리 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번에 실시된 선거에서도 투표율이 50%를 넘지 않아 아파트선거관리위원회에서 현 동대표가 연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전부터 계속되었던 문제점들이 해결될지 의문이 든다.

아파트의 커뮤니티 시설 운영방법 등 중요사안은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로 결정되므로 우리는 동대표 및 입주자대표 선거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우리 아파트에서 지출되는 비용이 모두 정당하고 올바르게 쓰이는지, 관리 등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공정한 선거로 선출된 동대표를 통해 관리·감독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최근 치러진 국회의원선거의 투표율이 66.2%로 높았던 것처럼 유권자의 삶과 가장 가까이 있는 거주지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에서의 권리행사야말로 민주주의의 초석이 아닐까, 그리고 그러한 인식과 적극적인 참여가 향후 공직선거에서의 더 높은 투표 참여를 일궈내는 동력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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