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영

여태 설레기만 했던 그리움을
올 가을에는 찾아가리 

산모롱이 황톳길 갈대 일렁이는 강나루 은빛 윤슬
볼을 붉히며 석류가 알알이 익어가는 장독대
세월만큼 헤아린 고샅길 돌담 윗돌 아래
묻어 둔 그리움을 
올 가을에는 찾아가리

노을빛 물든 세월
소쩍새 소쩍소쩍 달래주는 서러움
달 밝은 창밖 스치는 쓸쓸한 갈바람에
올 가을에는 찾아가리

먼 그리움의 뒤안길을 헤매는 나그네
내 안의 아이가 뛰놀던 앞마당에 낙엽이 지고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

어늬
어스름이 지면 군불 지핀 황토방 아랫목에서 
낡은 창문에 비치는 그리움의 마중물 별빛 울음을 울리라

정순영 鄭珣永
경남 하동 출생. 1974년 시전문지<풀과 별>추천완료. 부산시인협회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세종대학교 석좌교수, 역임. 현)경기시인협회 부이사장. 시집 <사랑>등 8권. 부산문학상, 한국시학상 등 다수 수상.

                                                              <수원시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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