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수레바퀴, 경북도의회가 굴려야 할 때

김중환 이사/영남총괄취재본부장

역사는 거대한 수레바퀴를 굴려 앞으로 나아간다. 

1년 전 군위군은 공동합의문을 조건부로 공동후보지인 군위 소보를 대구공항 이전부지로 유치신청 했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굴려진 것이다.

이로서 4년간을 줄다리기 하던 대구공항 통합이전부지가 결정됐다. 이 수레바퀴를 돌리는데 많은 사람들의 힘이 보태졌다. 지역정치권을 비롯한 대구·경북 사회단체가 총동원 됐다. 이는 군위군이 공항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에서 군민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한 군위 소보를 유치신청 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군위군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당시 김영만 군위군수가 법적 투쟁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대구공항 이전이 사실상 요원해 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때 정치가 필요했다. 그리하여 공동합의문이 발표된 것이다. 합의문에 시·도지사, 시·도의장, 대구·경북 국회의원 대표가 서명하면서 공신력이 높아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국방부장관을 만난 김 군수가 군 영외관사에 대한 국방부의 명확한 입장을 듣지 못하자 믿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급기야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자치단체장과 시·도의회 의장, 국회의원이 서명한 통합신공항 공동합의문에도 국방부 장관이 당연히 동의했으므로 영외 관사 군위 배치 내용이 들어갔다.”고 인터뷰를 하면서 군 영외관사의 군위군 설치를 동의했다. 

이렇듯 7월 29일과 30일에는 긴박한 일들이 전개되고 있었다. 왜냐하면 통합신공항의 데드라인이 31일로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7월 30일 오전, 김 군수는 군위군청을 찾아온 시·도지사에게 공동합의문에 대구·경북 국회의원 전원과 시·도의원 전원의 추가서명을 요구했다. 공동합의문 중 군위군의 대구광역시 편입에 군민들의 마음이 변화되는 것을 감지하고 합의문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이날 전체 117명중 106명이 서명한 것이다. 그때서야 군위군은 군 의회와 민간단체의 동의를 구하고 공동후보지를 유치 신청한다고 발표했다. 이렇듯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수레바퀴를 돌린 것은 많은 이들의 간절함이었다.

이후 8월 28일 국방부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에서 군위군 공동합의문과 의성군 공동합의문을 첨부해 군위소보-의성비안 공동후보지를 대구공항 통합 이전부지로 결정해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시작된 것이다.

얼마 전 군위군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유치신청 1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김 군수는 대구편입과 관련해 “경북도의회의 의견청취를 앞두고 걱정하지 않으며, 그분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위군민들이 불안 해 하는 것이 사실이다. 거기에는 대구·경북이 시·도 행정통합을 빌미로 군위군의 대구편입 절차를 차일피일 미룬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강경한 군민들은 군위군의 대구편입이 완료될 때 까지 통합신공항도 멈추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를 잘 알 수 있는 현상은 ‘우리가 하자했나, 너희가 하자 해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냐? 대구편입 없이는 공항에 삽 못 뜬다.’는 현수막이 군위군 전역에 지금도 게시되고 있다. 군위군민의 절박함이 잘 드러나는 대목인 것이다.

대구·경북은 전통적인 보수지역이다. 대쪽 같은 선비정신이 강한 지역인 것이다. 보수의 가치를 이야기 하는 사람은 많으나 보수의 가치를 실천하는 사례는 잘 찾아보지 못하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필자는 보수의 진정한 가치는 자신이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본다. 약속은 순간의 궁박함을 벗어나기 위해 하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온 마음을 다해 지킬 준비가 되어있고, 또 지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지난해 7월30일 지역정치인의 90%가 넘게 동의한 공동합의문은 지역의 리더인 정치인들이 약속한 것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져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대구·경북 시·도민을 비롯한 지역정치권이 군위군을 기만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김 군수가 군위군 대구편입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도 대구·경북이 선비의 정신이 살아 있는 보수의 심장임을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모든 이목이 경북도의회로 쏠려있다. 도의회의 군위군 대구편입에 대한 의견청취가 8월중에 있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1년 전 군위군에서 공동후보지를 유치신청 함으로써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렸다면 이제는 경북도의회가 군위군의 대구편입을 의결함으로써 다시 수레바퀴를 돌려야 한다.

어떻게 유치한 통합신공항인가? 대구·경북의 모든 지자체가 통합신공항을 바라보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민항이 위치하는 군위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급부상하면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위협받고 있는 요즘 경북도의회가 자중지란을 일으켜 통합신공항의 앞길을 어둡게 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그러함에도 군위군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지난 공항유치 과정에서의 앙금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보수의 심장이며 선비의 고장 경북에서 공동합의문의 약속을 지켜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비상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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