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전통민요 '저전동농요' 탈춤공원에서 시연

(안동=신영기 기자) 경북 안동지역 민요인 저전동농요(경북 무형문화재 제2호)의 시연회가 1일 오후 '2014 안동국제탈춤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안동시 탈춤공원에서 마련된다.

안동시에 따르면 속칭 모시밭이라고도 불리는 저전동은 천등산 밑 구릉지대에 있는 마을이다.

모시를 경작하는 밭이 많고 모시를 짜는 아낙네도 많아서 모시밭, 또는 저전촌(苧田村)으로 불렸다.

영가지(永嘉誌)에는 '저전촌은 부성(府城)에서 25리 거리에 있다. 천등산 기세가 내려와 양쪽 시내에서 멈췄다. 정사신(鄭士信)이 터 잡고 살았다'라고 적혀 있다.

이 마을은 기묘사화(己卯士禍) 당시 정암 조광조 선생의 일파로 몰려 남쪽으로 내려온 한양조씨의 집성촌이다.

200여 가구 중 180가구가 한양조씨다.

천등산 밑 다래넝쿨을 헤치고 마을을 개척하며 숨어살다시피 하면서 삶이 고달프고 맺힌 한이 많은 탓인지 다른 지역에 비해 유난히 애달픈 사연이 깃든 민요도 많이 남아 있다.

1967년 성균관대학교 조사단이 안동지방의 민요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안동지역 50여 개 부락에서 110편의 민요를 채록했다.

그 가운데 32편이 저전리에서 채집됐다.

저전리의 민요는 모찌기소리, 모심기소리, 논매기소리, 달개소리, 망깨소리, 도리깨소리, 파래(논물을 댈 때 물을 퍼넣는 도구)소리, 못터다짐소리, 묘터다짐소리 등 주로 노동요가 주를 이룬다.

여럿이 힘을 모아 농사일을 할 때 소리를 맞춰 함께 노래를 부름으로써 흥을 돋우는 노동요가 저전리 민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개 우리 민요의 특성은 부녀자들을 너무 속박했던 탓으로 신세를 한탄하지만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낙천성이 배어있다.

또 아내는 남편에게, 백성은 임금에게, 아이는 어른에게 순종하는 순종성과 양보의 미풍 등도 담겨있다.

저전리 농요도 때로는 애달프게, 때로는 신명나게 선소리가 메겨지면 여러 사람이 후창하는 전통농요의 특성을 따른다.

1920년 이 마을에서 태어난 조차기 옹은 선천적으로 뛰어난 노래 재질을 갖춰 농사일이나 각종 놀이판, 공사장 등에서 선소리꾼으로 나섰다.

그 창법이 독특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흥이 일게 하고,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조 옹은 1973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경상북도 대표로 출연해 문화공보부장관상을 수상함으로써 그 실력을 인정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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