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은 소방 비무장지대

우리나라 전통시장 절반 이상이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중소기업청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중기청이 전국 200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소방 전기 가스 시설을 점검한 결과 소방시설 설치율은 32.1%에 불과했다.

소방시설이 있는 전통시장도 48.5%는 '불량' 판정을 받았다. 소화기 설치율은 32.2%에 불과했으며 자동화재탐지기의 불량률도 71.5%에 달했다.

옥내 소화전이 있는 전통시장은 55곳(27.5%)에 불과했으며 옥외소화전이 설치된 곳은 12개(6%) 전통시장뿐이었다. 스프링클러는 37개(18.5%) 전통시장에 설치됐으나 불량률이 40.5%에 달했다.

전기시설 설치율과 불량률은 각각 74.8%, 40.8%였으며 가스시설도 설치된 것에 31.3%는 불량이었다.

소방안전협회가 지난해 12월 충북지역 15개 전통시장 1026개 점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소화기를 갖춘 점포는 597개로 절반(49.5%)에 미치지 못했으며 옥외 소화전이 있는 전통시장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자동화재탐지설비를 갖춘 곳은 40%에 불과했고, 완강기·조명등·공기호흡기 등 피난설비를 갖춘 곳은 전무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충북 청주 흥덕을) 국회의원은 "사정이 이런데도 중기청은 간단한 조사만 할 뿐 시설 개보수 등은 해당 지자체에 떠넘기고 있다"며 "중기청은 지자체로, 지자체는 예산을 핑계로 조치를 미루면서 전통시장만 화재위험은 안고 살아가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5년 동안 국내 전통시장에서는 모두 335건의 화재가 발생해 40억60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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