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발효 2년, 수출 줄고 수입 늘었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2주년을 앞둔 가운데 지난 1년간 우리나라의 대(對)EU 수출은 감소한 반면 수입은 증가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한·EU FTA 2주년 성과' 자료에 따르면 발효 2년 차(지난해 7월~올해 5월) 대EU 수출액은 43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한 EU의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특히 선박 수출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한·EU FTA 발효 2년 차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대EU 수출액은 52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7%나 줄었다.

다만 FTA 혜택 품목과 비혜택 품목 간 수출 감소폭은 큰 차이를 보였다. 한·EU FTA 혜택 품목의 수출은 발효 2년 차에 1.5% 줄어든 반면 비혜택 품목은 12.2%나 감소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EU 수출 감소폭은 다른 경쟁국에 비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EU의 수입량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2.1% 감소해 일본(-12.4%), 중국(-2.4%), 대만(-7.7%)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한·EU FTA 발효 2년 차 우리나라의 대EU 수입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486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FTA 비혜택 품목의 수입은 7.1% 감소한 반면 원유, 자동차 등 FTA 혜택 품목은 14.1%나 늘었다.

특히 이란 제재와 관세율(3%) 인하로 원유 도입선이 변하면서 원유(31억달러)가 대EU 수입 품목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초 피해가 우려됐던 농축산물을 보면 수출은 2억8000만달러로 3.8% 증가했으며 수입은 25억4000만달러로 9.9% 감소했다. 수산물 수출은 9500만달러로 3.9% 증가했으며 수입도 9200만달러로 3.2% 늘었다.

중소기업의 수출(2011년 7월~올해 4월)은 한·EU FTA 발효 2년 전과 비교해 1.7%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FTA 혜택 품목은 7.9% 늘었다.

한·EU FTA 발효 2년 차에 트렁크, 핸드백 등의 수출은 무려 882.6%나 증가했으며 조명기구도 540.6%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 5월 말 기준 한·EU FTA 활용률은 수출의 경우 80.1%, 수입은 68.0%를 기록했다.

외국인 직접투자(신고 기준)는 발효 1년 차 14.3% 증가한 반면 2년 차(32억7000만달러)에는 13.3%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투자 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EU의 경기회복도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8개 소비자 가격 조사 품목 가운데 커피머신(-37.0%), 와인(-23.1%), 유모차(10.3%), 전기다리미(-8.1%), 프라이팬(-6.5%), 승용차(-5.0%) 등 6개 품목의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김재홍 산업부 제1차관은 이날 열린 '제2차 FTA 활용촉진협의회'에서 "2009년과 2012년 연이은 유럽 경제위기의 여파로 우리나라의 대EU 교역과 투자가 위축됐지만 FTA 혜택 품목을 중심으로 EU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한·EU FTA가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며 위기 속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차관은 "FTA가 긍정적인 효과를 더 크게 발휘하도록 국내 기업에 대한 FTA 활용 지원 정책을 지속하겠다"며 "미·EU FTA, 일·EU FTA 등이 추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국내 기업이 EU 시장에 대한 선점 효과를 잃지 않도록 코트라 등 현지 관계 기관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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